미국과 이란이 전쟁 시작 106일만에 사실상의 종전 합의에 도달했지만, 쟁점은 여전히 남아있다. 무엇보다 가장 큰 쟁점은 미국과 이란이 이란 핵 문제와 관련 진짜 합의에 도달했는지 여부다.
14일(현지시간) 미 언론이 보도한 바를 종합하면 이번 종전 양해각서(MOU)에서 양측은 60일간의 휴전 기간 동안 양측이 이란 핵 프로그램과 대이란 제재 해제를 놓고 구체적인 협상을 진행하게 된다. 이란이 요구해 온 주권 존중 조항도 MOU에 포함될 전망이다.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계자도 앞서 프레스콜을 통해 MOU에 중동의 장기적 평화를 보장하는 내용이 포함될 예정이며, 여기에는 이란의 영토 주권을 존중한다는 의미도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고농축우라늄을 어떻게 이란 내에서 반출할 것인지, 이란 핵프로그램이 얼마나 중단되는지 등은 확실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향후 60일간 이 문제를 논의하는 동안 미·이란간 의견이 엇갈릴 가능성은 여전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서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 처리와 관련 적절한 시기에 미국이 직접 이란에 들어가 확보할 것이라고 언급한 것은 이란 측에서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란이 ‘무기한’ 핵프로그램을 제한할 것이라고 했는데, 이 같은 구상이 관철되면 과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재임 중 이란과 체결했던 핵 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에서 일부 진전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당시 합의에는 이란 핵 프로그램제한 조치가 8∼25년에 걸쳐 점진적으로 만료되는 ‘일몰’ 조항이 있었지만, 이번 합의에서 이를 ‘무기한’으로 규정하면 이란의 핵무기 보유 및 개발 가능성 및 잠재력을 영구적으로 차단하는 근거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란은 ‘핵무기를 제조하지 않겠다는 이란의 약속 재확인’만 언급했을 뿐 기한에 대해서는 이야기가 없다.
이란 측은 미국과의 구체적인 핵 협상은 종전 합의안이 이행된 이후에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60일간의 휴전 기간 동안 논의하는 것은 기술적 사안이라는 미국 측 입장과 다르다. MOU에 따른 경제적 보상도 이란은 ‘석유·석유화학 제품, 파생 상품에 대한 제재 유예와 금융자산에 대한 이란의 완전한 접근 보장을 바로 실시’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반면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이 핵시설 해체 등 합의에 따른 의무를 이행했을 때 경제적 보상을 받게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처럼 합의에 불확실성이 계속되자 공화당 내 강경파들은 우려 섞인 반응을 내놓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대이란 강경파인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연방 상원의원은 이날 합의가 발표된 후 “합의에 대한 이란의 관점이 미국 협상팀의 주장과 다른 것 같아 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란과의 핵 합의는 의회의 검토와 표결을 거치도록 법에 명문화돼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부통령을 지낸 마이크 펜스는 합의 발표 직전 미 보수매체 뉴스네이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가 걱정되는 것이 아니다. 나는 그저 이란을 믿지 않을 뿐”이라며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