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사느니 집 산다’… 서울 20억 이상 아파트 거래 비중 13.6%로 껑충

전국 3억 미만 줄고 중고가 확대… 임대차 불안과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 심화
제미나이로 생성한 AI이미지.

 

지난달 전국 아파트 매매 시장에서 저가 거래 비중이 줄어든 반면 6억 원 이상 중고가 거래 비중은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 매물 부족으로 임대차 시장 불안이 이어지자 중저가 실수요자들이 매매로 돌아서고, 자산가들은 강남권 등 이른바 ‘똘똘한 한 채’에 집중하면서 지역별 가격대별 자금 조달 가능 여부에 따라 거래 구조가 재편되는 모양새다.

 

15일 직방이 국토교통부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5월 전국 아파트 매매 거래에서 3억 원 미만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34.9%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1월의 38.3%와 비교해 3.4%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반면 6억 원 이상 가격대의 거래 비중은 전반적으로 늘어나며 대조를 이뤘다.

 

◆ 서울 강남권 ‘똘똘한 한 채’ 집중, 외곽은 전세난에 매수 전환

 

특히 서울은 강남권과 한강변을 중심으로 초고가 아파트에 매수세가 집중되는 ‘똘똘한 한 채’ 현상이 두드러졌다. 5월 기준 서울의 20억 원 이상 아파트 매매 거래 비중은 13.6%를 기록하며 지난 1월의 10.4%보다 3.2%포인트 증가했다. 자치구별로 살펴보면 송파구의 20억 원 이상 거래 비중이 1월 36.1%에서 5월 54.9%로 급증했으며 강남구, 서초구, 용산구 등에서도 고가 거래 비중이 줄지어 확대됐다.

 

동시에 서울 외곽 지역에서는 임대차 시장 불안에 떠밀린 실수요자들의 움직임이 관측됐다. 광진구와 관악구에서는 3억 원 이상 6억 원 미만 아파트의 거래 비중이 크게 늘었고, 동작구 역시 3억 원 이상 9억 원 미만 거래 비중이 커졌다.

 

직방 관계자는 “전세 매물 부족과 임대차 시장 불안이 지속되자 일부 전세 수요가 매매 시장으로 갈아타기에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출 규제 환경 속에서 개인이 조달할 수 있는 자금선에 맞춰 거래가 이루어지다 보니, 초고가 중심의 강남권과 접근 가능한 중저가 중심의 외곽 지역으로 양극화가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 경기·인천 일자리 호재 차별화, 지방은 기존 구조 유지

 

경기도와 인천 등 수도권 지역은 서울 접근성과 대형 일자리 호재 여부에 따라 지역별로 희비가 갈렸다. 경기도의 6억 원 이상 거래 비중은 1월 40.3%에서 5월 42.5%로 소폭 상승했다.

 

그중에서도 판교테크노밸리 배후 수요와 강남 접근성이 우수한 성남시는 20억 원 이상 거래 비중이 6.7%에서 11.4%로 상승했다. 미사와 위례 등 신주거지가 위치한 하남시는 12억 원 이상 거래 비중이 25.2%에서 29.6%로 증가했다. 반도체 산업벨트 조성 호재가 있는 용인시는 9억 원 이상 거래 비중이 19.0%에서 28.3%로, 화성시는 6억 원 이상 9억 원 미만 구간 등이 늘어나며 지역 산업 인프라가 아파트 거래 가격을 지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반면 인천과 지방 전반은 기존의 거래 구조를 고수하거나 오히려 가격대가 하향 조정되는 등 수도권 상급지와 격차를 벌렸다. 인천은 3억 원 이상 6억 원 미만 구간이 여전히 거래의 중심을 지켰고 가격대별 구성 변화도 제한적이었다.

 

지방 대도시인 대구와 부산, 대전 등도 거래량 증감과 무관하게 3억 원 미만 및 3억 원 이상 6억 원 미만 주택 중심의 기존 거래 틀을 유지했다. 다만 지방 중에서는 대규모 산업단지와 SK하이닉스 공장 등이 가동 중인 충북 청주시가 3억 원 미만 비중을 줄이고 3억 원 이상 6억 원 미만 비중을 35.5%에서 38.4%로 넓히며 예외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반면 세종시는 3억 원 이상 6억 원 미만 비중이 49.9%에서 53.8%로 확대된 반면 고가 구간이 감소해 상대적으로 저가 매물 위주로 거래가 가라앉는 모습을 나타냈다.

 

향후 아파트 시장은 정부의 대출 규제 기조와 금리 변동 추이에 따라 지역별 격차가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자금 조달 여력에 따라 철저히 분절된 흐름을 보이고 있는 만큼, 규제가 강해질수록 상급지 선호와 중저가 실수요 중심의 시장 재편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