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항 ‘제주 지하수 증산’ 6번째 무산

취수량 하루 100t→150t 요청
도의회, 이용기간 연장만 허가
제주상의 “수요증가” 재고 촉구
환경단체 “후대 물려줘야” 환영

제주도의회가 한진그룹 계열사인 한국공항㈜의 먹는샘물용 지하수 취수량 증산에 또 제동을 걸었다.

 

지역 경제단체는 경제 활력을 위해 재고를 요청한 반면 환경단체는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한국공항은 대한항공 등 기내용 먹는샘물 생산을 늘리기 위해 2011년부터 지하수 증산을 꾸준히 시도했으나 번번이 무산됐다. 이번이 여섯 번째 시도다.

 

15일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1일 제449회 임시회 1차 회의를 열어 ‘한국공항주식회사 먹는샘물 지하수개발·이용 유효기간 연장허가 동의안’을 원안 가결했다.

 

다만 취수허가량을 월 3000t(1일 100t)에서 4500t(1일 150t)으로 증산하는 ‘한국공항주식회사 먹는샘물 지하수개발·이용 변경허가 동의안’은 상정하지 않았다.

 

한국공항은 “외부 판매를 전면 중단하고 증산을 통해 발생하는 연간 5억원의 수익 전액을 지역에 환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제주 노선 항공 공급석 부족 문제에 대해서는 “대형 항공기를 투입해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는 지하수 공수화 중요성을 강조하며 동의안을 상정하지 않았다. 제주도가 지하수관리위원회의 조건부 가결을 거쳐 동의안을 도의회에 제출했지만 결국 상임위 문턱을 넘지 못해 폐기 수순을 밟게 됐다.

 

앞서 한국공항은 아시아나항공과 에어부산, 에어서울이 한진그룹에 편입돼 기내 음용수 수요가 증가했다며 취수 허가량을 월 4500t으로 확대해 달라고 신청했다.

 

한국공항의 지하수 증산 시도는 이번이 여섯 번째로 한국공항은 그동안 항공 수요 증가로 먹는샘물 물량이 부족하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증산을 신청해 왔지만 시민단체 반발과 제주도의회 벽에 부딪혀 번번이 무산됐다.

 

제주상공회의소 등 지역 경제단체는 “제주 지하수 보전과 공공성에 대한 도민적 합의를 논의할 수 있는 기회가 무산되고 있는 상황이 안타깝다”며 “이번 증량 요청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에 따른 기내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불가피한 측면이 있는 만큼 기업의 안정적인 경영 활동과 지속가능한 서비스 유지 차원에서 검토할 필요성이 있었다”며 재고를 요청했다.

 

이어 “골프장은 하루 2000t이 넘는 지하수를 사용하는데, 한국공항의 하루 50t 추가 증산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로 일관하는 것은 기업활동에 이중잣대를 들이대는 꼴”이라며 “제주에 투자하려는 여러 기업에게도 부정적인 신호로 작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제주의 지하수는 특정 기업의 사적 이익을 위해 언제든 늘려줄 수 있는 화수분이 아니다”며 “제주특별법이 규정하듯 제주의 지하수는 ‘공수(公水)’이며 도민 전체의 생명수이자 미래 세대에게 온전히 물려주어야 할 절대적인 공공재”라고 논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