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하청 노조의 ‘진짜 사장’은 현대차라는 지방노동위원회(지노위)의 판단이 나왔다.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 법률) 시행 뒤 완성차 업계에서 하청 노조의 원청 사용자성을 인정한 첫 판단으로 향후 자동차 업계에 미칠 영향이 클 것으로 관측된다.
금속노조에 따르면 15일 울산지노위는 현대차 하청 노조 10곳이 공동 제기한 교섭요구 사실의 공고에 대한 시정 신청 심판 사건에서 ‘인용’을 결정했다.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해 하청 노조의 교섭권이 인정됐다는 의미다.
앞서 금속노조는 울산·아산·전주공장과 남양연구소 등에서 근무하는 하청지회 10곳의 급식·경비·영업 분야 노동자 1675명을 대표해 현대차에 직접 교섭을 요구했다. 직군이 다양하고 의제도 산업안전, 근로조건 개선 등으로 많아 업계에서는 이날 울산지노위의 판단이 향후 하청노조의 요구가 확산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울산지노위가 10개 노조 중 어떤 노조의 교섭권을 인정하고, 어떤 교섭 의제가 인정됐는지는 이날 공개되지 않았다. 노동위 심판 사건은 판정 당일 노사 양측에 결과만 우선 통지하고, 구체적인 판정 사유를 담은 결정서는 30일 안에 노사에 통보된다. ‘인용’ 결과는 적어도 1가지 직종 이상에서 사용자성을 인정받았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현대차 측은 중앙노동위원회 재심 등은 언급하지 않고 “결정서를 송달받은 후 종합적으로 검토해 신중하게 대응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만 밝혔다.
금속노조는 성명에서 “현대차는 즉각 지노위 시정명령을 이행하고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밟아야 한다”며 “현대제철·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현대위아 등 그룹사도 간접고용 노동자들과의 원청교섭에 응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중노위도 한화오션의 사용자성을 인정했다. 한화오션의 급식 등 업무를 맡는 도급 업체인 웰리브지회는 한화오션에 노동환경 개선, 건강 보호 대책 마련, 근무 시간 조정, 성과급 동일 지급 등을 요구했다. 경남지노위는 웰리브지회를 포함해 교섭 요구 사실을 공고해야 한다고 판단했고, 한화오션은 지노위 판단에 불복해 중노위에 재심을 신청한 상태였다.
중노위는 재심 신청을 기각 결정한 지노위 판단을 유지하는 데 더해 초심에서 판단을 유보한 한화오션의 웰리브지회 노조에 대한 사용자성도 인정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중노위 결정에 “직접적인 생산 원하청 관계가 아닌 간접적인 지원 협력관계까지 단체교섭 대상을 확장하면 산업 혼란이 확대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사측이 중노위 결정에 불복할 경우 결정서를 송달받은 날부터 15일 이내에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