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밤 10시쯤 지하철 9호선 열차에 탑승한 A씨는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듣던 중 반복적으로 들려오는 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록 음악을 듣고 있었지만, 키보드를 두드리는 듯한 소리가 계속 귀에 거슬렸기 때문이다.
주변을 둘러보던 A씨는 한 여성이 주먹만한 크기의 피아노 모양 키링을 연신 누르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대체 왜 회사에서 딸깍거리며 키캡 키링을 누르는지 모르겠다', '지하철에서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들려 쳐다보면 어김없이 키캡 키링이더라. 이어폰 끼고 키캡 누르는데 집에서 혼자 있을 때나 하지' 등 분통을 터뜨리는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타인에 대한 배려보다 자신의 만족을 우선하는 개인주의적 성향이 확산한 영향이라고 분석한다.
타인이 소음으로 불편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보다 자기 스트레스를 해소하려는 욕구가 앞서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명예교수는 "남에게 양보하는 건 어리석은 행위라 여기고 자기 위주로 생각하는 개인주의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며 "작은 이득을 추구하려다 공동체 전체가 손해를 보는 '공유지의 비극'을 떠올리며 타인을 배려하는 사회 분위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가정과 학교에서 공공 에티켓에 대한 교육이 미흡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임운택 계명대 사회학과 교수는 "과거에 비해 홀로 크는 아이가 늘어나면서 (잘못된 행동에 대한) 부모의 간섭이나 개입이 많이 줄었다"며 "내 자식이 귀한 만큼 타인에 대한 배려도 함께 가르쳐야 하며, 최소한 상식 수준의 공공 에티켓은 지키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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