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때리는 아내” 조롱한 트럼프, 마크롱 부부와 화해?

G7 정상회의서 화기애애 분위기
마크롱, 앞서 “품위 없어” 비난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프랑스 휴양 도시 에비앙에서 개막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부부의 환대를 받았다. 앞서 트럼프가 마크롱 부부를 조롱하며 양측 간에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으나 이날만은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마크롱은 이날 회의장으로 쓰이는 에비앙의 한 호텔에서 부인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와 함께 트럼프를 맞이하는 광경이 담긴 동영상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 트럼프는 먼저 마크롱과 짧지만 굳은 악수를 나눴다. 이어 브리지트 쪽으로 다가간 트럼프는 환한 표정을 지으면서 오른손으로 브리지트에게 악수를 청했다. 동시에 왼손을 브리지트의 어깨 위에 얹은 다음 비주(bisou)를 했다. 비주란 상대방의 두 볼에 입맞춤을 하는 프랑스식 인사법이다.

15일(현지시간) 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프랑스 에비앙에 도착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가운데)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오른쪽)이 지켜보는 가운데 영부인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를 상대로 프랑스식 인사 비주(볼키스)를 하고 있다. AP연합

이번 트럼프의 프랑스 출장에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는 동행하지 않았다.

 

미국·이란 전쟁이 한창이던 지난 4월 초 트럼프는 마크롱을 “아내(브리지트)에게 학대를 당하는 남편”이라고 부르며 조롱했다. 동맹인 미국을 지원해 달라는 트럼프의 요청을 프랑스 정부가 거절했기 때문이다. 당시 트럼프는 “내가 마크롱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그는 (아내에게) 맞아서 턱에 난 상처가 아직 덜 회복된 상태였다”고 말해 청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트럼프가 ‘학대’ 운운한 것은 지난 2025년 5월 마크롱 부부의 베트남 방문 때 벌어진 에피소드 때문이다. 공항에 도착한 대통령 전용기에서 마크롱이 내리기 직전 브리지트한테 얼굴을 맞는 모습이 방송 카메라에 잡혀 그대로 공개됐다. 마크롱은 “아내와 장난을 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으나, 트럼프는 이를 여러 차례 비웃음의 소재로 삼았다.

 

마크롱은 그런 트럼프에게 분노를 표시했다. 한국을 국빈으로 방문 중이던 지난 4월 마크롱은 ‘트럼프의 조롱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취재진의 물음에 “우아하지도 않았고 품위도 없었다”며 “답할 가치조차 없다”고 일축했다.

15일(현지시간) 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프랑스 에비앙에 도착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가운데)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오른쪽)과 그 부인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의 안내를 받아 회의 장소로 이동하고 있다. AP연합

트럼프는 브리지트에게 미안함을 느꼈는지 며칠 뒤 화해의 시도를 했다. “브리지트는 여자가 아니고 실은 남자”라는 주장을 펴는 미국 우익 인플루언서 캔디스 오언스를 비난한 것이다. 트럼프는 SNS에서 오언스가 마크롱 부부로부터 거액의 소송을 당한 점을 언급하며 “존경받는 프랑스 영부인이 남자가 아님에도 남자라고 음모를 제기한 미친 오언스”라고 직격했다. 이어 “내가 보기에 프랑스 영부인이 오언스보다 훨씬 더 아름다운 여성”이라며 “(마크롱 부부가) 소송에서 이겨 큰돈을 벌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