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년만에 경북 학도병의 흔적이 후세에게 고스란히 되돌아왔다.
경주 어래산 142고지에서 발굴한 ‘경주중학교 뱃지’다. 6․25전쟁 당시 학도병들의 참전 사실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자료로 주목받고 있다.
경북도교육청은 지난 1일부터 도교육청 1층 전시 공간에서 열리고 있는 ‘경북도 학도병 기록물 수집 및 정리 사업’ 수집 기록물 전시회 ‘소년의 시간’에서 특별한 유품을 공개한다고 16일 밝혔다.
이번에 공개되는 유품은 2023년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 경주 어래산 142고지에서 발굴한 ‘경주중학교 뱃지’.
경주중학교 뱃지가 발견된 어래산 일대는 6․25전쟁 당시 낙동강 방어선의 요충지였던 기계․안강 전투가 치열하게 펼쳐진 지역이다.
당시 경주중학교를 비롯한 많은 학생이 학도병으로 자원해 전투에 투입됐다. 이번 전시를 통해 공개되는 뱃지는 학생들이 교복을 입은 채 전장으로 향했던 역사적 사실을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로 평가된다.
경북도교육청은 2024년부터 도내 참전 학도병 어르신들을 직접 찾아가 구술을 채록해 왔다. 참전 학도병들은 “교복을 입은 채 전장에 나갔다”, “우리 학교 친구들과 함께 싸웠다”라고 당시를 회고해 왔다.
이번에 공개되는 경주중학교 뱃지는 이러한 생생한 증언에 역사적 실증이라는 무게를 더한다.
개인의 기억 속에 머물러 있던 이야기가 실제 전장에서 발굴된 유품을 통해 객관적인 역사 기록으로 확인된 것이다.
전시에는 경주중학교 뱃지와 함께 기증 사진 33점과 학적부 7점도 공개된다.
이들 자료는 전쟁이라는 시대적 비극 속에서 학업을 중단하고 전장으로 향했던 소년들의 삶을 입체적으로 보여주며, 75년 전 학도병들의 시간을 되살리는 역할을 한다.
특히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으로부터 대여한 유품 15건(27점) 가운데 경주중학교 뱃지와 교복 단추 등은 학교라는 배움의 공간을 상징하던 물품이 전쟁의 유품으로 남게 된 역사의 아이러니를 보여준다.
이러한 유품들은 관람객들에게 당시 학도병들이 마주했던 현실을 생생하게 전달하며 전시의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임종식 교육감은 “어래산 고지에서 발견된 작은 뱃지 하나가 75년 전 소년 학도병의 삶과 헌신을 우리에게 말해주고 있다”며 “학도병 기록물 수집 사업은 잊혔던 우리 학생들의 이름을 되찾아주고, 그들의 숭고한 희생을 지역 사회의 공적 기억으로 승화시키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전시회는 6월 한 달간 경북도교육청 1층 전시 공간에서 운영되며, 도민 누구나 관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