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네타냐후 공개 충돌…이란 합의 놓고 균열 표면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간 긴장이 고조되면서, 미국·이란 평화 합의의 지속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공동으로 시작한 군사 충돌의 종결 방식과 이후 중동 질서 재편을 두고 전략적 이해가 엇갈리는 가운데, 네타냐후 총리가 공개적으로 대이란 강경 기조를 재확인하면서 양측의 온도 차가 더 분명해지는 모습이다.

 

15일(현지 시간) 더힐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합의를 자신의 외교 성과로 규정하고 있다.

 

그는 이란의 핵무기 개발 경로를 차단했고,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통해 세계 에너지 공급 불안을 완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국제 유가 안정과 미국 내 에너지 가격 부담 완화 역시 핵심 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반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 내부에서 거센 비판에 직면해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합의가 이란 핵 프로그램뿐 아니라 탄도미사일 역량, 역내 무장세력 지원 문제까지 충분히 통제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란의 핵무장을 막는 것은 내 인생의 사명"이라며 "이스라엘은 이란이 핵무기를 갖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란 종전 양해각서(MOU)에 대해서도 "미국 대통령이 만든 합의이며 그것은 그의 결정"이라고 말해 일정한 거리를 뒀다.

 

특히 갈등의 중심에는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문제가 자리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헤즈볼라에 대한 군사 압박을 유지하려는 입장인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추가 확전이 이란과의 합의를 무너뜨릴 수 있다고 보고 긴장 완화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액시오스 인터뷰에서 네타냐후 총리를 향해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네타냐후가 헤즈볼라 관련 군사 행동으로 이란과의 핵 합의를 무산시킬 뻔했다며 "정말 화가 났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네타냐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나는 오랫동안 서로 알고 지냈고 많은 경우 같은 시각을 공유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며 "나는 이스라엘의 안보 이익을 책임지고 있으며 이를 옹호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안보 문제에서는 독자적 판단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힌 셈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갈등이 곧바로 미·이스라엘 관계 균열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보고 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를 지낸 대니얼 샤피로는 "양국의 군사·정보 협력은 여전히 미국 국가안보의 핵심"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이란 및 레바논 문제에서는 "실질적인 이해관계 차이"가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샤피로는 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세계 경제 충격과 미국 내 에너지 부담을 우려해 전쟁 종식을 선호하는 반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의 군사 역량과 대리 세력에 더 큰 타격을 가하기 위해 압박 지속을 원한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 국내 정치도 변수다.

 

오는 10월 총선을 앞두고 네타냐후 총리는 야권은 물론 일부 연정 세력으로부터도 압박받고 있다. 극우 성향 연립 파트너들은 미국과의 합의가 이스라엘 안보 자율성을 훼손한다고 주장했고, 야권은 네타냐후 총리가 미국과의 관계를 악화시켰다고 비판했다.

 

야이르 라피드 야당 대표는 이번 합의가 결과적으로 이란에 유리하게 작용했다고 주장했고, 극우 성향의 이타마르 벤 그비르 국가안보부 장관도 “이스라엘은 미국의 지배를 받지 않는다”며 공개 반발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61%가 네타냐후 총리가 차기 총선에 출마해서는 안 된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나 정치적 부담도 커지는 분위기다.

 

한편 헤즈볼라 문제는 여전히 최대 불안 요인으로 남아 있다.

 

이스라엘 측은 이란과의 양해각서가 체결되더라도 레바논 남부에서 철수할 의무는 없으며, 헤즈볼라 공격에는 계속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 역시 "투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완전히 마무리된 것도 아니다"며 "필요한 만큼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란 역시 합의를 통해 전후 복구와 제재 완화 가능성을 확보하려는 만큼 레바논 전선이 전면 충돌로 확대되는 것은 원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정부 역시 이란이 일정 수준의 이행 의지를 보일 경우 동결 자금 일부 해제와 제한적 제재 완화를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시사했다. JD밴스 미국 부통령도 전후 재건 지원과 관련한 자금 접근 가능성을 언급했다.

 

결국 미국은 전쟁 종식과 에너지 안정에, 이스라엘은 이란 견제와 안보 위협 제거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어 양국 간 갈등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