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뺑뺑이' 사망 사고 의사 송치에 의료계 일제히 비판

응급의학회·응급의학의사회 "검찰, 불기소 처분해야"
의협 "배후 진료 인프라·필수의료 전문 인력 확충 등 개선 필요"

3년 전 응급실 미수용(뺑뺑이) 사망 사고 당시 환자를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의사 2명이 검찰에 송치되자 의료계가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대한의사협회(의협)와 대한응급의학회, 대한응급의학의사회는 16일 성명을 내고, 고인과 유족에 애도의 마음을 전하는 한편 경찰을 강하게 비판했다.

119구급대 앰블런스. 사진은 해당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연합뉴스

대한응급의학회는 "사고 당시 보건복지부도 면밀히 조사했고 의료계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병원만 행정 처분했을 뿐, 의사 개인을 검경에 고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의료계가 협조해 소위 '뺑뺑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하고 있고 최근 일부 성과도 나오는 상황"이라며 "(이번 송치는) 응급 의료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깨뜨리고 그릇된 인식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응급의학회는 "검찰에서 반드시 불기소 처분을 내려 정부와 의료계의 뺑뺑이 문제 해결 노력에 걸림돌이 되지 않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봉직의와 개원의를 중심으로 한 대한응급의학의사회도 같은 날 성명에서 "환자 수용 결정은 단순한 행정 접수가 아니라 사법기관이 재단할 수 없는 고도의 의료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단체는 "수용이 불가능함을 신속히 알린 현장 의료진의 의학적 결정을 범죄로 규정하는 순간 대한민국의 응급의료 체계는 완전히 붕괴할 것"이라며 "검찰은 이번 송치를 처음부터 다시 따져 부족한 수사를 보완하게 하거나 '혐의없음'으로 결론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 조합원들이 지난 3월 11일 서울 여의도동 국회 본관 앞에서 응급실 뺑뺑이 방지법 통과를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에 따르면 최근 대구경찰청은 응급의료법 위반 등 혐의로 A씨 등 의사 2명을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

A씨 등은 2023년 3월 4층 건물에서 추락한 뒤 응급실에 실려 온 B양(당시 17세)을 제때 치료하지 않고 다른 병원으로 보낸 혐의를 받는다.

응급의학회에 따르면 이번에 송치된 의사 중 한 명은 사고 당시 전공의였고, 현재 군의관으로 복무 중이다.

다른 한 명은 여전히 같은 대학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다.

의협은 "응급환자 수용은 응급실 의사 개인의 의지만으로 결정되는 게 아닌데, 경찰이 현장의 특수성과 구조적 한계를 간과한 채 개인에게 형사 책임을 묻는 결정을 내렸다"며 "특히 전공의에게까지 책임을 묻는 것은 필수 의료를 선택하려는 젊은 의사들에게 매우 부정적인 신호를 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의협은 응급의료 체계를 다시 세우려면 배후 진료 인프라 및 필수의료 전문 인력 확충, 중증·응급 진료에 대한 합리적 수가 보상, 불가항력적 응급의료 사고에 대한 형사책임 면제 등 제도를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