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日도 기준금리 인상 단행, 긴축시대 대비해야

일본이 유럽연합(EU)에 이어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일본은행(BOJ)은 어제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단기정책금리를 연 0.75%에서 1%로 0.25%포인트 올렸다. 지난해 12월 이후 6개월 만의 인상이다. 기준금리 1%는 1995년 이후 31년 만의 최고치다. 앞서 유럽중앙은행(ECB)도 지난 11일 2년9개월 만에 예금금리를 2.25%로 인상했다. 미국 역시 연내 금리 인하 기대감이 이미 꺾였고 외려 인상 기조로 돌아설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주요국들이 앞다퉈 긴축기조로 돌아선 건 미국·이란전쟁이 끝났지만 고유가발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고 있는 탓이 크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도 얼마 전 “물가안정에 중점을 두고 늦지 않게 금리를 인상해 나갈 필요가 있다”며 사실상 다음달 금리 인상을 예고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년2개월 만에 3%대로 올라섰다. 원·달러환율도 달러당 1500원대로 치솟은 상황에서 1.25%포인트까지 벌어진 한·미 금리 격차를 마냥 방치하기는 힘들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수도권 집값과 전월세까지 들썩이고 있다. 돈줄 죄기를 빼곤 달리 마땅한 해법을 찾기 힘들다. 오죽하면 신 총재가 “물가·성장률을 보나 환율을 보나 부동산을 보나 갈 길이 명확하다”고 했을까.



긴축시대가 눈앞의 현실로 다가왔다. 고물가와 고환율 방어를 위해 기준금리 인상은 불가피하지만 실물경제 전반에 주는 충격이 크다. 금리가 오르면 기업과 가계의 차입비용이 늘어나 소비와 투자를 위축시킨다. 빚으로 버티는 영세자영업자와 서민 등 취약계층의 이자상환 부담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된다. 2000조원에 육박하는 가계빚 시한폭탄의 ‘뇌관’이 터지지 말란 법이 없다. 주식과 부동산 등 자산 거품도 꺼질 수 있다.

이제 긴축 한파가 몰고 올 후폭풍에 단단히 대비해야 할 때다. 한쪽에서는 죄고 다른 쪽은 푸는 정책 엇박자는 금물이다. 정부는 물가를 자극하는 과도한 돈풀기를 자제하고 가계부채 연착륙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고물가·고금리에 취약한 자영업자 등 사회적 약자를 보듬는 안전망도 더 촘촘히 짜야 한다. 금리 상승기에 구조 개혁과 혁신을 통해 경제체질을 바꾸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부실·한계기업의 옥석을 가리는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고 고용 유연성을 높이는 노동개혁도 병행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