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충북 등 7개 지역 ‘선거 소청’ 무의미한 재선거 주장, 갈등만 키워 선관위 개혁, 보수 혁신·재건이 먼저
국민의힘 지도부가 6·3 지방선거와 관련해 오늘 서울, 부산, 인천, 충북 등 7개 이상 지역에 대한 선거 소청(訴請)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다. 의원총회도 안 거치고 비공개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 내린 결정이다. 어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소청은 시작에 불과하다”며 “국민과 함께 전국 재선거를 위해 싸워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후 그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항의하는 시민들이 봉쇄 중인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앞으로 달려가 시위를 독려했다. 보수 정당을 망가뜨린 부정선거 음모론에 사실상 올라탄 셈이다.
장 대표 등 당권파의 이 같은 폭주에 비당권파는 부글부글 끓는 분위기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장 대표의 재선거 주장을 겨냥해 “흔들리는 정치적 입지를 지키기 위한 정략적 구호”라고 비판했다. 장 대표의 지방선거 패배 책임을 추궁해 온 당내 소장파 의원 25명은 정점식 원내대표에게 의총 소집을 요구했다. 이러다가 당이 두 쪽으로 갈라질 지경이다. 선거에서 나타난 민심은 ‘보수 통합·단결’인데, 장 대표는 이날도 무소속 한동훈 의원 복당에 대해 “적절치 않다”고 일축했다. 중도 확장 가능성을 차단하는 ‘뺄셈정치’일 뿐이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여야가 합의한 국회 국정조사의 조속한 실시를 통해 선관위 투표용지 부족 및 개표 오류 사태의 진상을 밝히는 일이다. 그를 바탕으로 무능하고 방만한 선관위 조직을 완전히 뜯어고쳐야 한다. 장 대표가 선관위를 불신하면서 현행 헌법과 법률대로 선관위 주도 아래 재선거를 요구하는 것도 모순이다. 국민의힘이 어렵게 이긴 서울시장 선거도 다시 치르자는 주장은 당내에서도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다. 그러니 당권을 지키기 위한 정략적 수단이란 비판을 받는다. 실효성 없는 재선거 논란에 정작 시급한 선관위 개혁은 뒷전으로 밀리고 있으니 답답한 노릇이다. 장 대표는 ‘좀비 지도부’란 지적에 귀를 기울이길 바란다.
국민의힘 텃밭인 영남권 의원들의 각성이 필요하다. 당 안팎에서 분출하는 불만에도 불구하고 장 대표가 건재할 수 있는 것은 영남권 의원들의 ‘보신’ 탓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28년 총선 때 지역구 공천 보장을 받는 데 급급해 보수 쇄신과 재건 요구마저 외면하고 있지 않은가. 쇄신·재건의 출발점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 그리고 부정선거 음모론과의 결별이다. 총선, 대선, 그리고 지방선거까지 3연패 늪에서 벗어나려면 그래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