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회생 절차 개시를 신청한 종합편성채널 JTBC 등 중앙그룹 5개사의 자산과 채권을 동결한 가운데, JTBC는 자율구조조정 지원(ARS) 프로그램 희망 의사를 밝혔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 회생2부(재판장 정준영 법원장)는 전날 중앙그룹 지주사인 중앙홀딩스를 비롯해 JTBC, 콘텐트리중앙, 메가박스중앙, 중앙피앤아이에 대한 보전처분과 포괄적 금지명령을 했다. ‘보전처분’은 회생 절차 전에 회사가 자산을 처분해 특정 채권자에게만 빚을 몰아서 갚지 못하도록 막는 조치라면, ‘포괄적 금지명령’은 반대로 채권자들이 회사 주요 자산을 압류하거나 경매에 넘기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조치다.
JTBC는 재판부에 회생 절차 개시 보류 결정 신청서를 제출하고 ARS 프로그램을 희망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는 법원이 회생 절차 개시를 보류하고 기업과 채권자들이 자율적으로 구조조정을 협의하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재판부가 승인하면 회생 절차는 최장 3개월 보류되고, 기간 연장도 가능하다.
이번 중앙그룹 위기는 JTBC가 12일 총 206억원 규모의 유동화 차입금을 만기에 갚지 못해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선언하며 표면화됐다. 중앙일보는 계열사들의 연쇄 위기가 자사로 번지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기업재무구조개선(워크아웃)을 추진하기로 했다.
금융감독원은 JTBC의 회사채와 단기사채 판매 과정에 불완전판매 소지가 있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JTBC는 자본잠식 상태였는데도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3000억원 이상의 단기성 채무증권 등을 발행했다.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회생 절차를 신청한 중앙그룹 계열사 5곳의 금융권 신용공여 익스포저(위험노출액)는 약 8000억원 규모로 파악된다. 지난해 말 기준 주요 계열사의 총차입금은 3조원에 달해 그룹 전반의 재무 부담이 이미 감내 가능한 수준을 넘어섰다는 진단이다. 문제는 이 비우량 채권 상당수가 증권사 리테일 창구를 통해 고수익을 노린 개인 투자자들에게 팔려나갔다는 점이다. 기관 투자자들이 인수한 물량이 고율 이자 등을 기대한 이들에게 대거 재판매된 것으로 보인다. 장내 채권 가격이 이틀 만에 50% 이상 하락하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대규모 원금 손실이 가시화하고 있다. 중앙그룹 내 유일한 상장사 콘텐트리중앙의 주식 거래는 15일부터 정지됐다. 개인 투자자들은 호소문을 내고 “기관이 위험하다고 판단해 외면한 채권을, 아무것도 모르는 개인이 대신 받아든 것”이라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