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피격' 서훈·김홍희 항소심도 무죄…"허위로 보기 어려워"

법원 "자진 월북 아니라고 단정할 자료 없고 검찰도 확정 못 해"
서훈 "당시 정부 판단 합리성 인정한 것"…유족은 반발

2020년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해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이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3부(이승한 부장판사)는 16일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명예훼손 등 혐의를 받는 서 전 실장과 김 전 청장에게 1심과 동일하게 무죄를 선고했다.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이 16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관련 2심 선고 공판을 마친 후 법정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은 2020년 9월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씨가 서해 인근 해상에서 실종된 뒤 북한군에 발견돼 사살된 사건이다.



재판부는 이씨의 자진 월북 가능성을 언급한 당시 해경의 1·2·3차 수사 결과 발표가 수사 결과를 토대로 한 판단 또는 평가에 불과해 허위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혐의가 유죄로 인정되려면 먼저 무엇이 진실인지 밝혀져야 한다"며 "망인이 자진 월북하지 않았다고 단정할 자료가 없는 데다 검찰 역시 자진 월북이 아니었다고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수사결과에 다소 성급했거나 단정적인 표현이 있었다고 비판할 수는 있지만, 공공의 신용을 해할 정도로 진실에 부합하지 않는 허위사실을 작성·배포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를 토대로 두 사람의 허위공문서 작성·행사 등 혐의를 모두 무죄로 보고 원심 판단을 유지하며 검사의 항소를 기각했다.

서 전 실장은 항소심 선고 직후 취재진에 "1심에 이어 2심 재판부도 당시 정부 판단의 합리성과 상당성을 인정했다"며 "이 사건은 정치적인 기획·조작 사건"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보 정책을 법정으로 끌고 와 안보기관에 종사하는 많은 사람을 수사하고 압박하는 일이 없어졌으며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 전 청장도 "이번 판결을 계기로 서해 피격 사건 조작이나 허위 발표 논란이 종식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반면 유족인 이래진씨는 "예상된 결과"라며 "재판부와 정부가 국민을 외면하고 국가의 존재 이유를 망각했다"고 반발했다.

이씨는 "국제형사재판소(ICC)와 국제해사기구(IMO)에 재소할 생각"이라며 "국제사회에 알려 제대로 평가받고 싶다"고 덧붙였다.

서 전 실장은 피격 사실을 숨긴 상태에서 해경에 공무원 이대준 씨를 수색 중인 것처럼 허위 보도자료를 배포하게 한 혐의, '월북 조작'을 위해 해경에 보고서와 발표 자료 등을 작성토록 한 뒤 배부한 혐의를 받는다.

김 전 청장은 이 같은 지시에 따라 월북 가능성에 관한 허위 자료를 배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1심은 서 전 실장과 김 전 청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이들에 대한 일부 혐의에 대해서만 항소해 2심이 진행됐다.

함께 기소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서욱 전 국방부 장관, 노은채 전 국가정보원 비서실장은 검찰이 항소하지 않아 무죄가 확정됐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