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한 규모 배정"언급했던 박현주 회장...미래에셋은 금전보상 제시 外 [한강로 경제브리핑]

미국 우주항공 기업 ‘스페이스X’  공모주 배정과 관련 투자자 청약을 받았던 미래에셋증권이 단 한 주도 공모주 물량을 확보하지 못한 충격이 가시지 않고 있다. 앞서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상당 규모의 배정을 예상한다”며 “최대한 많은 투자자에게 기회를 연결하겠다”고 발언한 바 있다. 논란이 계속되자 미래에셋증권은 투자자에게 사과의 뜻을 전하고 금전적 보상을 하겠다고 밝혔다. 

 

스페이스X. 로이터연합뉴스

◆박현주 회장, 스페이스X 공모주 발언관련 논란 

 

금융감독원이 미래에셋증권의 ‘스페이스X 0주 배정’ 사태와 관련해 전방위 검사에 돌입했다. 스페이스X 공모주를 상당 물량 확보했다고 홍보한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등 경영진에도 금감원의 칼날이 향할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현재 이번 사태와 관련한 미래에셋증권의 투자자 보호 문제를 들여다보고 있다. 금감원은 검사 단계에서 확인해야 할 사항이 많을 경우 기한을 계속 연장한다. 이번 사태 역시 이례적인 사태인 만큼 충분한 기간을 두고 해당 경위를 살펴본다는 계획이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5일 미래에셋증권에 대한 현장점검을 시작했고 9일 검사로 전환했다. 당초 미래에셋증권의 스페이스X 공모주 청약 대상이었던 개인·법인 전문투자자 등록 과정에서 투자자 보호와 관련한 문제가 없는지 등에 대한 점검에 나섰다. 이후 점검으로는 자료 수집 등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고 검사로 전환한 이후 공모주 미배정 사태가 발생해 이를 집중적으로 살펴보는 중이다.

 

금감원은 대표 주관사의 최종 배정 과정에서 공모주 물량이 바뀔 수 있음에도 미래에셋증권이 과도한 홍보에 나섰다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박 회장의 과거 언론 인터뷰 발언 등도 함께 살피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박 회장은 지난 4월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미래에셋증권이 스페이스X 공모주를 상당 규모 배정받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투자 기회를 모든 투자자에게 제공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금감원은 이 같은 경영진의 행보와 이후 미래에셋증권의 청약 모집과정 등에서 내부통제 문제 발생 여부도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박 회장의 발언은 투자자들에게 매우 큰 영향력을 끼쳤다”며 “문제가 생겼으니 박 회장 등 경영진의 책임 여부를 들여다보는 건 당연한 수순”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 각자대표인 김미섭·허선호 부회장은 전날 고객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큰 관심과 기대를 가지고 참여해 주신 고객님들께 고개 숙여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공식 사과했다. 이어 “이번 결정에 대한 상세한 경위를 파악하고 있으며 추가적으로 확인되는 내용과 금전적 보상을 포함한 고객의 신뢰회복을 위한 방안을 다각적으로 검토해 신속하게 안내해 드리겠다”고 말했다.

 

◆스튜어드십 점검은 누가?...ESG기준원·발전위원회 ‘이해상충’ 논란

 

기관투자자의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유도하는 ‘스튜어드십 코드(stewardship code)’가 10년 만에 전면 개정되면서 제도의 실효성이 높아질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정작 자산운용사들의 이행 여부를 감시하고 점검해야 할 주체들이 구조적인 ‘이해상충’ 문제를 안고 있어 제도의 취지가 퇴색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스튜어드십 코드에 가입한 259개 기관투자자(자산운용사 등)들은 다음 달부터 시행되는 개정안에 따라 ‘수탁자 책임활동 보고서’를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한다. 개정안은 운용사들이 공시한 보고서를 토대로 사후 이행·점검을 대폭 강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문제는 점검을 주도할 ‘스튜어드십 코드 발전위원회(이하 발전위원회)’와 실무를 보조할 ‘한국ESG기준원(이하 ESG기준원)’ 모두 객관적인 감시자가 되기 어려운 구조라는 점이다.

 

발전위원회는 2015년 금융위원회 주도로 만들어져 학계·연기금·금융투자업계 관련 인사들이 참여 중이다. 여기에는 △이환태 금융투자협회 자산운용본부장 △이성원 트러스톤자산운용 부사장 △이왕겸 미래에셋자산운용 책임투자전략센터장 등 피규제기관인 운용사 관계자들이 위원으로 대거 포진해 있다.  

 

ESG기준원은 “운용사는 이행·점검 주체에서 빠진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금융권 전문가는 “애초에 발전위원회에서 운용사 출신 위원들과 스튜어드십 논의를 같이 해왔는데, 해당 운용사 수탁자 활동을 객관적으로 점검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꼬집었다.

 

실무 지원을 맡은 ESG기준원 역시 이해상충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ESG기준원은 코드를 관리·감독하는 역할을 맡는 동시에 자산운용사들을 대상으로 유료 ‘상장사 의안분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피감독기관이 감독기관의 ‘주 수입원’이자 ‘고객’인 셈이다.

 

이에 대해 ESG기준원은 스튜어드십 코드 센터를 독립된 조직으로 운영하고 있어 이해상충 문제를 원천 차단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의안분석서비스를 하는 운용사로부터 돈을 받는 ESG기준원이 이행·점검을 하면서 독립적이고 객관적으로 할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전문가들은 전 세계 스튜어드십 코드의 모델인 영국의 사례를 참조해 반민반관 형태의 새로운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한다. 금융권 전문가는 “영국의 재무보고위원회(FRC)는 정부 주도로 만들어졌지만 동시에 민간의 성격도 있어 기관투자자들의 스튜어드십 코드 이행력을 강제하는 동시에 자율성을 보장한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시중은행. 연합뉴스

◆인뱅도 ‘빚투’ 차단 동참…7월까지 마통 판매중단 등 대출 잠근다

 

빚투(빚내서 투자) 급증세에 대응하기 위해 농협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 3사가 일제히 신용대출 제한 움직임에 동참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19일부터 가계 신용대출 한도를 차주당 최대 1억원으로 제한한다. 인뱅 3사도 신용대출 축소 방안을 금융위원회에 최근 보고했다. 카카오뱅크는 22일부터 마이너스통장 최대한도를 기존 2억4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축소한다. 아울러 다음 달부터 약정 5000만원 이상인 마통 연장 시 최근 6개월 한도 사용률 20% 이하인 계좌 대상으로 최대 20% 한도를 감액하기로 했다.

 

토스뱅크도 조만간 신용대출 최대 1억원, 마통 최대 5000만원으로 각각 한도를 축소한다. 기존 대출 한도는 각각 3억원, 1억5000만원이었다. 케이뱅크는 이날부터 다음 달 말까지 신규 마통 개설 신청을 일시 중단한다. 

 

앞서 금융위는 지난 11일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열고 가계대출 비상관리체계를 가동했다. 이에 시중은행들은 지난 12일 대출 한도 제한, 갈아타기 중단, 우대금리 축소 등의 대책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