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다 쏘니? 이란 권총 세리머니에 미국 팬 ‘저격’ 논란…모헤비 “감사의 손짓일 뿐”

이란을 월드컵 첫 경기 패배에서 구해낸 미드필더 모하마드 모헤비(FC로스토프)의 세리머니를 펼치다 논란의 주인공이 됐다. 신나서 권총을 쏘는 듯한 시늉을 하다 “미국인을 저격했다”는 의심을 샀다.

 

이란 축구 대표팀 모하메드 모헤비(앞)가 1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LA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북중미 월드컵 뉴질랜드와 경기에서 후반 2-2를 만드는 동점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하고 있다. 로스엔젤레스=AP 연합뉴스

이란은 1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의 LA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뉴질랜드와 조별리그 G조 1차전에서 모헤비의 동점골에 힘입어 2-2 무승부를 거뒀다.

 

아시아 강호로 꼽히는 이란이지만, 이날 경기는 뉴질랜드의 기세에 끌려다니는 시간이 더 길었다. 이란은 경기 전반 7분 엘리야 저스트에게 선제골을 허용하며 출발했다. 전반 32분 라민 레자에이안의 동점골로 간신히 균형을 맞췄지만, 후반 9분 다시 저스트에게 득점을 내줬다. 패배의 위기에 놓였던 이란은 19분 모헤비가 헤더로 동점골을 꽂은 덕분에 간신히 체면을 지켰다.

 

문제는 그 이후다. 모헤비는 동점골을 넣은 후 기뻐하며 오른손을 총처럼 접은 뒤 관중석을 가리켰다. 충분히 나올 수 있는 세리머니였지만, 상황이 문제였다. 이란은 앞서 107일 동안 미국과 전쟁 상황에 놓였다가 지난 14일에야 종전 MOU 합의에 들어갔다. 이란 대표팀은 스태프뿐 아니라 선수단도 월드컵을 위해 입국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적대감이 쌓였을 것으로 의심되는 상황에서 모헤비가 ‘적지’인 미국 현지인들에게 공격적 의사를 표시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모헤비는 곧바로 진화에 나섰다. 영국 매체 미러에 따르면 모헤비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LA까지 경기를 보러 와주신 모든 이란 팬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정말 멋진 분위기를 만들어줬다”며 “세리머니는 즉흥적으로 떠올라서 한 것일 뿐이다. 그저 팬들을 향해 해보고 싶었다. 알다시피 그저 평범한 세리머니다. 그게 전부”라고 해명했다.

 

이란 축구 대표팀 라민 레자에이안이 1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LA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북중미 월드컵 뉴질랜드와 경기에서 전반 1-1을 만드는 동점골을 넣은 뒤 옷으로 얼굴을 가리는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로스엔젤레스=AFP 연합뉴스

정치적 의미로 세리머니를 한 선수는 따로 있었다. 이날 모헤비에 앞서 1-1을 만드는 동점골을 넣은 레자에이안은 득점 후 유니폼 상의로 얼굴을 가린 채 팬들을 향해 달려갔다. 레자에이안은 “정치적 의도가 담긴 게 맞다”면서도 “그에 대해 더 이야기하고 싶진 않다. 축구에 관한 질문에 답하기 위해 인터뷰하러 나온 것”이라며 자세한 설명을 피했다.

 

미러는 “경기장 내 논란 외에도 LA 현지 분위기는 이란 대표팀에게 다소 적대적이었다. 경기 전 이란 국기가 연주될 때 야유가 쏟아졌다”며 “관중석의 팬들은 현 정권에 반대하는 의미로 혁명 이전의 옛 국기를 흔들었다. 관중석을 채운 이란 팬들은 대부분 LA에 거주하는 이란계 이주민들로 보인다”고 전했다.

 

논란을 해명했고, 종전 협상도 진행 중이지만 이란 대표팀의 난관은 현재진행형이다. 아미르 갈레노이 이란 대표팀 감독은 경기 후 “현지 관계자들이 우리에게 ‘지금 당장 LA를 떠나야 한다’고 통보했다. 선수들 회복이 중요한 시점인데도 그렇다”며 “당장 비행기를 타고 멕시코 티후아나에 마련된 베이스캠프로 돌아가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멕시코로 돌아가야 하는 건 이란 선수단이 미국으로부터 받은 비자가 이른바 ‘출퇴근’ 비자라서다. 경기 당일에만 체류가 가능하기 때문에, 이들은 경기 후 곧바로 미국을 떠나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