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진 뒤에야 더 뭉클했다…벤투의 묵직한 진심 “한국이 잘 되길 바랍니다” [월드컵]

손흥민 걱정한 ‘벤버지’…한국 향한 변함없는 응원
4년 동행 끝났지만 애정은 현재진행형
월드컵 16강 넘어 철학 남긴 벤투의 유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포르투갈전 종료 휘슬이 울리던 순간, 파울루 벤투 감독은 벤치가 아닌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었다. 앞선 가나전에서 심판 판정에 강하게 항의하다 퇴장을 당한 탓이었다. 하지만 그가 직접 지휘하지 못한 그 경기에서 한국은 포르투갈을 2-1로 꺾었고, 극적으로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위 사진은 AI(인공지능)를 활용해 생성된 가상의 이미지입니다. 구글의 AI Gemini 생성 이미지

브라질과의 16강전 패배로 한국의 도전은 끝났고, 벤투 감독의 한국대표팀 여정도 막을 내렸다. 4년 넘게 태극전사와 동고동락했던 그는 한국 축구 역사상 최장수 사령탑으로 남았다.

 

그로부터 시간이 흘렀지만 ‘벤버지’의 마음은 여전히 한국에 머물러 있었다.

 

벤투 감독은 최근 인터뷰에서 한국 대표팀과 주장 손흥민을 향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손흥민이 솔직히 이번이 마지막 월드컵일지 아닐지 나도 알 수 없다”면서도 “지금 손흥민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잡념을 버리고 월드컵 자체를 즐기는 것”이라고 진심 어린 조언을 건넸다.

 

손흥민은 카타르 월드컵 당시 안면 골절 부상에도 보호 마스크를 착용한 채 경기에 나서는 투혼을 발휘했다.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그 과정을 지켜본 벤투 감독은 지금도 애제자를 향한 신뢰와 응원을 보내고 있다.

 

현재 손흥민은 2026 북중미 월드컵 무대에서 다시 한 번 한국의 주장을 맡고 있다. 체코전 승리로 한숨을 돌렸지만 조유민의 중도 이탈 등 팀 안팎의 변수 속에서 무거운 책임감을 짊어지고 있다. 한국은 조별리그 최대 고비로 꼽히는 멕시코전을 앞두고 있다. 최근 손흥민이 휴식일에 과달라하라 시내를 찾아 타코를 즐기는 모습이 포착되는 등 한결 여유로운 모습을 보인 것도 눈길을 끌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당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을 이끌었던 파울루 벤투 감독. 뉴시스

벤투 감독은 한국 축구를 향한 변함없는 애정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저는 계속 한국을 응원할 것이고 진심으로 한국이 잘되길 바랍니다”라고 묵직한 진심을 전했다.

 

벤투 감독이 한국 축구에 남긴 가장 큰 유산은 단순히 월드컵 16강이라는 성적만이 아니다. 그는 대표팀 부임 후 한국이 지향해야 할 축구 철학을 명확히 설정하고 이를 뒷받침할 체계적인 시스템 구축에 공을 들였다.

 

특히 선수 선발 과정은 매우 정교했다. 대한축구협회(KFA)나 외부 추천이 있더라도 감독과 코치진이 직접 선수를 면밀하게 관찰하고 평가했다. 코치진 전원이 동의한 경우에만 벤투 감독의 최종 승인을 거쳐 대표팀 선수 풀에 포함됐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약 70명 규모의 선수 자원을 지속적으로 관리하며 대표팀의 기반을 넓혔다.

 

당시에는 특정 선수들을 고집스럽게 기용한다는 비판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시간이 흐른 뒤 축구계 안팎에서는 벤투 감독이 한국 축구에 선진적인 대표팀 운영 시스템을 정착시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단기 성적보다 철학과 구조를 먼저 세우려 했던 그의 방식은 지금도 한국 축구의 중요한 자산으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