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선관위 국조특위 처리 합의했지만…길어지는 ‘올공 시위’ [투데이 여의도 스케치]

정치는 말이다. 정치인의 신념과 철학, 정당의 지향점은 그들의 말 속에 담긴 메시지를 통해 유권자들에게 전달된다. 누가, 왜, 어떤 시점에 그런 발언을 했느냐를 두고 시시각각 뉴스가 쏟아진다. 권력자는 말이 갖는 힘을 안다. 대통령, 대선 주자, 여야 대표 등은 메시지 관리에 사활을 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시대에는 인터넷에 올리는 문장의 토씨 하나에도 공을 들인다. 팬덤의 시대, 유력 정치인의 말과 동선을 중심으로 여의도를 톺아보면 권력의 흐름이 포착된다. 그 말이 때론 정치인에게 치명적인 비수가 되기도 한다. 언론이 집요하게 정치인의 입을 쫓는 이유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부실선거 사태를 조사하기 위한 국회 국정조사 계획서에 합의했다. 국회는 18일 본회의를 열고 국정조사 계획서를 처리할 예정이다. 여야 모두 선관위 개선을 주창하고 있지만 장외로 나서고 있는 국민의힘 지도부와 민주당은 이견이 있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7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①여야, 국정조사 계획서 합의 처리

 

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는 17일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가용한 모든 방법을 총동원해 선관위 총체적 무능과 부실을 반드시 바로잡겠다”며 “여야는 내일 본회의를 열어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관한 국정조사 계획서를 채택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정식 국정조사 명칭은 ‘투표용지 부족 사태 등 국민 참정권 침해 진상규명 및 선거 관리를 위한 국정조사’로, 대상은 중앙선관위와 각급 지역 선관위다.

 

여야는 전날 만나 국조특위 위원장을 국민의힘이 맡고, 국조위원은 여야 동수(민주당 9명, 국민의힘 7명, 비교섭단체 2명)로 구성해 45일간 국정조사를 진행하기로 합의했다.민주당 천준호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국민의힘 김승수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회동한 뒤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발생한 국민 참정권 침해 사안에 대해 진상을 조속히 규명하고 선관위를 대대적으로 개혁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자는 취지에서 국정조사 진행을 합의했다”고 말했다.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시작한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일대 ‘개표소 봉쇄 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16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뉴스1

②장동혁은 계속 원외로

 

국민의힘은 이날 의원총회를 개최한다. 정점식 원내대표가 소집한 의원총회에서 ‘선거 소청’ 문제와 장동혁 대표 거취 문제를 논의할 전망이다. 6·3 지방선거에 소청을 제기하려면 시한이 선거 뒤 2주로 이날까지다.

 

장 대표는 ‘전면 재선거’를 주장하며 시위가 진행되는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을 수차례 찾았다. 장 대표는 전날도 개표소 봉쇄 시위 중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을 찾아 “국민의힘은 시민과 함께 이곳을 지키겠다”며 “무도한 강제 진입 시도엔 시민과 함께 끝까지 싸워서 막아내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 시민이 원하는 건 재선거”라고 했다. 당 안팎에서는 장 대표 사퇴 요구가 잇따르는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 임오경(왼쪽부터), 천준호, 전용기 의원이 17일 6.3 지방선거 서울 송파개표소였던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 진입하려다 봉쇄 시위 중인 시민들에 막혀 되돌아가고 있다. 연합뉴스

③민주당도 올림픽공원 방문

 

민주당은 일부 의원이 개별적으로 올림픽공원을 방문하긴 했어도 지도부 차원의 공식적인 방문은 자제해왔다. 그러나 사태가 길어지자 이날 민주당 천 수석부대표와 전용기 원내소통수석부대표, 핸드볼 선수 출신으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임오경 의원이 개표소가 설치된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을 찾았다.

 

천 수석부대표는 “먼발치에서만 보고 있지는 않겠다는 생각으로 왔다”며 “일차적으로 (시위대에) 호소해 협조할 수 있도록 하겠다. 전날 (합의한) 국정조사를 내일 본회의에서 처리하는 것을 다 설명해드리고 문제가 해결되도록 설득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