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투표지 부족 사태’를 규탄하는 개표소 봉쇄 시위가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이어지고 있다. 현장을 찾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시위대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10분 만에 발길을 돌렸다.
전날 체육단체 임직원들의 사무실 진입을 홀로 막아선 여성 시위 참가자는 내부에서 ‘올다르크’로 불리며 시위대 결속의 구심점이 되었다. 하지만 경찰은 해당 참가자에 대해 업무방해 혐의로 강제 수사에 착수했다.
더불어민주당 천준호 의원과 전용기 의원, 핸드볼 국가대표 출신 임오경 의원은 17일 오전 10시 50분쯤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현장을 방문했다. 이들은 전날 체육단체 관계자들이 사무실 진입을 시도했던 2-1 게이트 근처로 다가갔다.
일행을 발견한 시위 참가자들은 즉시 몰려들어 거세게 항의했다. 참가자들은 의원들을 향해 “나가라”고 외치며 야유를 쏟아냈다. 의원들은 현장에서 대화를 시도했다. 그러나 이들의 목소리는 시위대의 구호에 완전히 파묻혔다.
양측의 대치는 단 10분 만에 끝났다. 의원들은 경기장에 진입하지 못한 채 현장을 떠났다. 시위 참가자들은 이날 오전부터 핸드볼경기장 출입구 곳곳에서 농성을 이어가며 외부인 출입을 감시했다.
여야 정치권 인사들의 현장 방문이 연이어 무산되는 가운데 개표소 봉쇄 시위가 정치권의 중재를 거부하고 자율적 농성이 되는 모양새다.
◆ 체육단체 진입 통제한 올다르크 등장과 시위대 결속
시위대는 2-1 게이트 앞에서 홀로 체육단체 진입을 막아낸 여성 시위 참가자 A씨를 올림픽공원과 잔 다르크를 합친 '올다르크'로 부르고 있다. 시위대 내부에서는 A씨를 중심으로 결속을 다지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A씨는 전날 시위 참가자 대표진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경기장 진입에 합의한 직후 행동에 나섰다. 실제 진입이 이루어지려 하자 A씨는 경기장 출입문을 몸으로 막고 약 2시간 동안 통행을 전면 차단했다.
장 대표를 포함한 현장 관계자들이 다가와 거듭 설득했다. 하지만 A씨는 투표지와 투표함에 대한 보전 절차가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며 단호하게 거절했다. A씨가 강경한 태도로 물러서지 않자 체육단체 관계자들의 진입은 최종 무산됐다.
◆ 송파경찰서 업무방해 및 경찰관 모욕 혐의 수사 속도
서울 송파경찰서는 17일 체육단체의 사무실 진입을 물리적으로 막은 A씨에 대해 수사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핸드볼경기장에서 대한체육회 등 관계자들이 국제경기 준비와 회계 업무를 위해 진입을 시도했으나 일부 시민의 저지로 무산된 사안”이라며 “피해 상황과 증거 자료 분석을 바탕으로 불법행위 여부와 수사 대상자를 확인하는 단계”라고 덧붙였다.
경찰은 그동안 체육단체 업무 마비 피해에 대해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경고해왔다. 경찰은 A씨의 행위가 업무방해에 해당한다고 보고 구체적인 혐의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경찰은 현장을 통제하던 경찰관에게 시위 참가자들이 가한 모욕 행위 수사도 병행하고 있다. 서울경찰청 소속 김모 경정과 그의 아내는 공무집행방해 및 모욕 혐의로 보수 성향 유튜버 등 다수를 송파경찰서에 고소했다.
피고소인들은 개표소 봉쇄 시위 이틀째인 지난 6일 새벽 핸드볼경기장 인근에서 김 경정을 에워쌌다. 이들은 30분 넘게 김 경정을 따라다니며 “중국 공안이냐” 등의 조롱성 발언을 했다.
또 욕설하는 장면을 소셜미디어에 유포하며 모욕한 혐의를 받는다. 전날 피해자 조사를 마친 경찰은 영상 채증 자료를 토대로 피의자 신원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
◆ 정상 업무 멈춘 체육단체와 심화하는 시민 2차 피해
핸드볼경기장 출입 통제가 길어지면서 입주 체육단체들의 정상적인 행정 업무는 멈춰 섰다.
국제경기 대회 준비부터 단체 운영에 필수적인 회계 결산 업무까지 중단되며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시위대 측은 선거 관련 투표함 보전 절차가 최우선이라는 입장을 바꾸지 않고 있다. 반면 체육단체와 경찰은 행정 피해를 근거로 불법 행위 엄단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양측의 주장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사태는 단순한 선거 불복 시위를 넘어섰다. 시민의 일상적인 체육 시설 이용과 국제대회 운영 등 광범위한 2차 피해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한편 공직선거법에 따른 투표함 증거 보전 신청은 관할 법원을 통해 진행되는 엄격한 사법 절차다. 법원이 증거 보전을 결정하면 법원 소속 공무원이 현장에 파견되어 투표함을 직접 봉인하고 지정된 장소로 이송한다.
전문가들은 “시위대가 요구하는 투표함 보전이 제도적 절차에 따라 신속히 처리되어야 현장의 물리적 충돌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