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이뤄진 8박9일간의 유럽 순방에서 대(對)유럽 외교를 본격화하고, 유럽연합(EU)의 철강 무관세 수입 쿼터(TRQ) 대응과 한반도 대화 기류 조성, 유럽 주요국과의 전략 협력 강화 등을 주요 성과로 남겼다. 다자주의가 퇴조하고 보호무역주의가 확산하는 국제 환경 속에서 유럽 국가들과의 관계를 넓히며 외교 보폭을 확대한 점도 의미로 꼽힌다.
이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G7 정상회의 업무오찬 일정을 마지막으로 순방을 마무리하고 귀국길에 올랐다. 이 대통령은 지난 9일부터 이날까지 벨기에, EU, 이탈리아, 바티칸, G7 정상들과 만나며 강행군을 이어갔다.
이번 순방에서 가장 의미 있는 성과로 꼽히는 것은 EU 측에 철강 TRQ 최대 확보를 요청해 긍정적 반응을 얻어낸 점이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EU 정상회담 결과 관련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은 EU 정상회담을 통해 한국의 철강 무관세 쿼터 최대 확보를 위해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이자 전략적 파트너인 한국에 대한 우호적 고려를 강력히 요청했다”며 “아직 공개하지는 못하지만 여타국 대비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U 측은 “한국은 공동의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이자 전략적으로 중요한 파트너 국가이므로 한국의 요청을 최대한 고려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실장은 “이번 정상회담은 최고위급에서 (EU 철강 무관세 쿼터 확보)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계기가 됐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다만 한·EU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러시아와 북한 간의 불법적 군사협력을 강력히 규탄한다’는 문구가 담긴 데 대해 북한은 “평화의 가면을 벗어던졌다”고 반발했다.
순방 기간 중 미국과 이란이 종전 합의에 이르면서, 이 대통령이 유럽 국가들과 호르무즈해협 항행 안전 보장을 위한 장기적 방안을 논의한 점도 성과로 볼 수 있다.
이탈리아 국빈 방문에서는 양국 관계를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고, 협력 심화 방안을 이행하기 위한 ‘2026∼2030 전략적 행동계획’을 채택했다. 벨기에 방문에서는 중소기업·벤처 발전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 등 총 4건의 MOU를 체결하며 협력 강화를 약속했다. 이번 순방의 의미에 대해 위 실장은 “현재의 문제와 미래 협력의 방향을 모색하는 의미 있는 여정이었다”라며 “대한민국이 유럽과 양자 관계 심화뿐 아니라 세계질서의 변화 속에서 평화와 번영, 연대와 협력이라는 공동의 가치를 중심으로 국제사회와 함께 해법을 모색하는 과정이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