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강학 풍력산업협회장 “향후 4∼5년이 해상풍력 공급망 골든타임”

“2030년까지 10.5GW 보급 위해
기존 사업 핀셋 지원… 적극 활용”

“앞으로 4∼5년이 해상풍력 공급망 생태계 구축에 ‘골든타임’입니다.”

 

김강학(사진) 한국풍력산업협회장은 17일 전남 여수엑스포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6 해상풍력 공급망 콘퍼런스 전시회’ 현장에서 기자를 만나 해상풍력특별법(해풍법)이 시장에 결과물을 가져다주는 건 2030년 이후가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올 3월 해풍법 시행령이 확정되면서 과거 10년 넘게 걸리던 총 사업기간이 5∼6년으로 줄었지만 그 수혜를 받는 사업이 나오기까지 ‘물리적 시간’이 짧아도 4년 이상 걸리는 게 현실이다. 

 

김강학 한국풍력산업협회장이 17일 전남 여수엑스포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6 해상풍력 공급망 콘퍼런스 전시회’ 현장에서 세계일보와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풍력산업협회 제공

김 회장은 이 ‘빈 틈’을 내버려두면 국내 공급망 업체 생존을 장담할 수 없다며 “해풍법 시행 이전인 2017년부터 계속 개발을 이어오고 있는 기존 해상풍력 사업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했다. 현재까지 정부 입찰이 끝난 사업이 15개, 환경영향평가 등 주요 절차가 마무리 단계인 사업이 10개 정도 된다는 게 김 회장 설명이다.

 

그는 “정부가 착공 포함해 2030년까지 해상풍력 10.5GW(기가와트)를 보급한단 목표를 세워놨는데, 이들 사업이 결과물을 내놔야 달성 가능하다”며 “해풍법이 작동하지 않는 기간 동안 기후에너지환경부·국방부 등이 이 법 내용에 준하는 수준으로 현재 한창 막바지 단계인 사업을 ‘핀셋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이날 콘퍼런스 현장에선 김민석 국무총리 주재로 정책간담회가 열렸고, 김 회장 등 협회 관계자들이 여기서 김 총리에게 현재 진행 중인 사업별 ‘병목 구간’을 설명하고 조치를 요청하기도 했다.

 

김강학 한국풍력산업협회장이 17일 전남 여수엑스포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6 해상풍력 공급망 콘퍼런스 전시회’ 현장에서 세계일보와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풍력산업협회 제공

김 회장은 해풍법 골자인 정부 주도 계획입지 제도에 대해서도 예측가능성·투명성 확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계획입지 제도는 그간 개개 민간 사업자가 발굴하던 입지를 정부가 일괄로 해 인허가에 걸리는 시간을 단축하는 게 핵심이다.

 

김 회장은 “발전지구 선정 기준과 절차가 불명확하거나 형평성 논란이 발생할 경우 사업자뿐 아니라 지역사회 역시 제도에 대한 신뢰를 갖기 어렵다”며 “평가 기준과 의사결정 과정, 이해관계자 협의 절차 등이 명확하게 공개되고 일관되게 운영돼야 한다”고 했다. 발전지구는 민관협의회 협의 결과를 기반으로 국무총리 소속 해상풍력발전위원회 심의를 거쳐 확정된다. 

 

김 회장은 명운산업개발 회장으로서 현 시점 국내 최대 규모로 올해 중 전체 상업운전 예정인 낙월해상풍력 사업(설비용량 364.8MW) 개발을 주도한 인사다.

 

김 회장은 “낙월해상풍력 사업을 추진하면서 수많은 이해관계자와 협의했고 다양한 인허가 절차를 거쳐야 했다”며 “기술과 자본도 중요하지만 사업 성공 여부는 인허가, 계통, 주민수용성, 금융 조달 등 여러 요소가 얼마나 조화롭게 작동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했다. 

 

그는 해상풍력 사업이 그 규모와 무관하게 “단순 사업이 아니라 지역사회와 산업 생태계, 공급망이 함께하는 국가적 프로젝트라는 점을 매번 깨닫는다”며 “결국 사업자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제도와 인프라, 지역사회 협력이 함께 뒷받침돼야 사업이 안정적으로 추진될 수 있다”고 했다.

 

김강학 한국풍력산업협회장이 17일 전남 여수엑스포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6 해상풍력 공급망 콘퍼런스 전시회’ 현장에서 세계일보와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풍력산업협회 제공

국내 해상풍력 발전 사업에 대해 ‘중국산 논란’이 자주 따라붙는다. 정부가 해상풍력 보급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저가 공세 중인 중국산 부품의 국내 공급망 잠식 우려가 계속 나오는 것이다. 

 

김 회장은 이 문제와 관련해 ‘특정 기자재 하나’에 초점을 맞추는 게 아니라 ‘사업 전체’ 두루 살펴보는 게 필요하단 의견을 냈다. 그는 “해상풍력은 단순히 터빈 한 기를 공급하는 사업이 아니라 철강, 조선, 전선, 하부구조물, 시공, 항만, 물류, 유지보수 등 다양한 산업이 함께 참여하는 종합 산업”이라며 “공급망 육성 정책의 핵심은 특정 기자재 하나의 ‘출신’이 아니라 국내 기업이 특정 사업에 얼마나 많이 참여하고, 얼마나 많은 부가가치와 일자리를 국내에 제공하느냐에 있다”고 했다. 

 

김 회장은 올 3월 한국풍력산업협회 회장으로 취임했다. 협회 회장사는 이전까지 대개 대기업 계열사가 맡았던 터라 당시 이례적이란 시각도 있었다.  

 

김 회장은 “세 달 정도 일을 해보니 결국 해상풍력 산업 전반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개개 사업의 문제가 좀처럼 개선될 수 없단 걸 깨닫게 됐다”며 “회원사들의 고충을 누구보다 몸으로 직접 겪으며 해결책을 모색해왔기 때문에 협회가 실질적으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이끄는 데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