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9기 출범을 앞두고 기초자치단체장 당선인들이 시정 구호와 도시 브랜드(BI) 교체 여부를 높고 고심하고 있다. 단체장 교체 때마다 반복돼 온 브랜드 변경에 수십억원의 예산이 드는 데다 시민들 피로감이 누적되면서 기존 상징물을 유지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더불어민주당 신동화 경기 구리시장 당선인은 국민의힘 백경현 현직 시장이 내걸었던 시정구호를 그대로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예산절감을 위해서다. 그는 17일 통화에서 “민선 8기의 시정구호인 ‘즐거운 변화, 더 행복한 구리시’를 바꾸지 않고 계속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시민들의 삶을 더 좋게 만들고 즐거운 변화를 통해 구리시가 도약하는 전기를 마련하자는 현재의 시정구호가 담고 있는 의미에 동의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민선 9기 구리시처럼 현재까지 정당이 다른 단체장이 사용하던 시정구호를 그대로 사용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한 사례는 찾기 쉽지 않다. 다만 상당수의 인수위원회에서는 새 시정 비전과 철학을 담은 브랜드를 새롭게 만들 것인지, 기존 브랜드를 유지할 것인지를 놓고 검토 중이다.
강원의 한 기초단체장 당선인은 “재정자립도가 낮은 상황에서 실용성을 우선에 두는 것이 맞지만 정당이 다른 민선8기 시정의 철학을 이어가는 게 과연 옳은지도 고민된다”고 말했다. 경기지역 한 기초단체장 인수위원회 관계자는 “당선자의 의지만으로 시정을 이끌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시민으로 구성된 자문위원들의 의견을 취합해봐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시정구호나 심볼을 단체장의 정치적 성향보다는 어떻게 도시 정체성을 드러낼 것인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기석 강원대 교수(정치외교학)는 “시정구호와 도시브랜드는 단체장의 정치적 성향을 드러내는 수단이 아니라 도시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자산”이라며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교체는 행정의 연속성을 떨어뜨릴 수 있는 만큼 비용과 효과를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