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이란과의 종전 양해각서(MOU)가 양측의 최종 합의안이 아니며 이란이 제대로 행동하지 않을 경우 공습을 재개하겠다고 말했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차 프랑스를 방문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프랑스 에비앙레뱅에서 압델 파타 알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양자 회담을 갖던 중 이란과의 MOU에 대해 "최종적이지 않고 MOU일 뿐"이라며 "만약 내 마음에 안 들거나 그들이 제대로 행동하지 않으면, 우리나 바로 다시 그들의 머리 한가운데로 폭탄을 투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왜냐하면 그들은 47년 동안 똑바로 행동하지 않았으니까"라고 덧붙였다.
오는 19일 미국과 이란의 종전 MOU 서명식을 앞둔 가운데, 이란이 MOU 체결 이후 진행될 후속 협상에서 비협조적으로 나오거나 합의 사항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미국이 군사행동을 재개할 수 있다는 경고 메시지로 해석된다.
블룸버그 통신이 이날 보도한 MOU 초안에는 서명과 동시에 현재 진행중인 전쟁을 즉각적·영구적으로 종료한다는 선언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기에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이란의 반응이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MOU에 이란에 대한 '즉각적인 제재 완화'가 포함돼 있는지에 대해 "아니다"라며 "그들은 똑바로 행동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란의 합의 이행 여부를 지켜보며 단계적으로 제재 완화를 검토할 수 있다는 의미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MOU에 3천억 달러(약 454조원) 규모의 이란 재건 기금이 포함됐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 "그건 사실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투자하지 않을 것이고 10센트도 내놓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다른 국가들이 "원한다면 투자할 수 있다"며 "사람들은 투자할지 말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 그건 그들에게 달린 일"이라고 말했다.
걸프국 등에 기금 참여를 요청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그렇지 않다"며 "그 국가들이 투자한다면 괜찮다"고 말했다. 이어 "이란의 행동을 지켜보기 전까지는 당분간 투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앞서 로이터 통신과 파이낸셜타임스 등은 MOU 합의안에 3천억 달러 규모 이란 재건용 민간 기금을 조성하는 방안이 포함됐으며 이는 미국 정부의 자금 투입 없이 걸프국 등의 민간 기업이 투자하는 형태로 이뤄지는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MOU에 미국 정부의 직접적인 재정 지원은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한 차원으로 보인다. 다만 걸프국 등 제3국의 투자 가능성은 열어둔 만큼, 재건 기금 구상 자체를 전면 부인한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2015년 이란 핵합의(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를 거듭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 전 대통령이 이란과 핵 합의 이후 현금 17억 달러를 지급한 것을 두고 "뇌물을 써서 상황을 해결하려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란 사람들이 오바마를 비웃으며 '멍청한 개자식'이라고 했다"고 비속어까지 사용해 오바마 전 대통령을 비난했다.
오바마 행정부는 2016년 이란에 지급한 17억달러가 핵합의 대가가 아니라, 이란이 1979년 혁명 전 미국산 무기 구매를 위해 지급했던 자금(원금 4억달러+이자 13억달러)을 법적 분쟁 끝에 반환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이를 사실상 핵합의 과정에서 이란에 제공된 경제적 혜택의 사례로 규정하며 비판 공세를 이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