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권 업체를 가장해 해외 피싱조직의 범죄수익 35억원을 가상자산으로 세탁한 뒤, 범죄수익의 15%를 수수료로 받아 챙긴 국내 자금세탁 조직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검거된 피의자들은 모두 20∼30대로, 대부분 지인 소개로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는 약 4개월 간 총 35억원의 범죄수익을 세탁한 국내 자금세탁 조직 총책 A(37)씨를 비롯한 11명을 전기통신사기피해환급법 및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검거했다고 18일 밝혔다. 이 중 8명은 구속됐다. 경찰은 검거 현장에서 현금 5억9350만원과 2억원 상당의 명품 시계 2개를 압수하고, 세탁 수수료 등 이들이 취득한 범죄수익 8억6100만원을 기소 전 몰수·추징보전했다.
이들은 지난해 8월~11월 허위의 상품권 사업자 명의 계좌를 개설해 해외 피싱조직으로부터 범죄수익을 이체 받고 이를 인출해 상품권을 구입한 후, 다시 되판 현금으로 가상자산을 구입하는 방식으로 범죄수익을 세탁한 혐의를 받는다.
일당은 범죄수익을 세탁하는대가로 범죄수익의 15%를 세탁 수수료로 취득한 것으로 조사됐다. 세탁 수수료 중 11%는 총책 A씨와 지시책 B씨가 가져갔고, 해결사가 취득했고 인출총괄 역할을 맡은 D씨와 인출팀장 E씨에게 각각 1%씩, 인출책들에게 각 2%씩 현금으로 배분됐다.
이들은 5단계의 조직체계를 구축해 조직적으로 범행했다. 인출총괄이 인출책으로 활용할 조직원을 모집한 후 이들에게 허위의 상품권 사업자 및 사업자 명의 계좌를 개설하게 했다. 지시책은 해외 피싱조직으로부터 자금세탁을 의뢰받고 이를 인출책 명의 상품권 사업자 계좌로 입금하게 하는 역할을 맡았다. 각 인출책이 이를 수표로 인출해 상품권을 구입한 후 되팔아 현금화해 인출팀장에게 전달하면, 인출총괄은 팀장으로부터 현금을 전달 받아 총책·지시책과 함께 가상자산 테더 코인을 구매해 해외 피싱조직으로 전송했다.
일당은 조직 전체가 검거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인출책으로부터 현금을 수거할 때 폐쇄회로(CC)TV가 없는 장소를 골라 접선해 전달받았다고 한다. 조직원 간에도 텔레그램 문자·통화로만 연락하고 연락 내역을 즉시 삭제하는 등 철저한 보안을 유지하려 했다.
이계형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 피싱사기수사2계장은 “상품권 사업자 명의를 개설해 이체된 금원으로 상품권을 구매해 현금화하는 행위는 자금세탁 공범(인출책)으로 엄중한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절대로 가담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