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항의하며 시작된 개표소 봉쇄 시위가 14일째를 맞았다. 개표소였던 경기장에 입주해 있던 체육 단체들이 업무를 이어가지 못하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지만 주최자나 지도부가 없어 봉쇄 철회 등에 대한 타협을 못 찾는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전날에는 현장에서 흉기를 휘두른 한 남성이 경찰에 입건됐다.
18일 서울 송파경찰서는 전날 오후 10시20분쯤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시위현장에서 흉기를 휘두른 30대 남성 A씨를 특수협박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A씨는 사건 발생 당시 ‘핸드볼경기장 안에서 사람이 죽어가고 있다’며 반복적으로 외치며 자해했다. A씨가 ‘여기 있는 사람 다 죽여버리겠다’고 소리친 것으로도 전해졌다. 경찰은 흉기를 들고 난동을 부리는 A씨를 제압했다.
A씨는 현재 병원에 입원해 있다. 경찰은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라 아직 범행 동기나 주취 여부, 정신질환자 여부 등은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A씨가 병원 치료를 받고 회복한 뒤 본격적인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시위 참가자들이 모인 온라인 대화방 등에서는 곧장 이 남성이 중국인 유학생이라거나 ‘경찰에게 시위 해산 명분을 주기 위한 자작극’이라는 식의 음모론이 퍼지기도 했다. 하지만 해당 남성의 신원은 30대 한국인 남성으로 확인됐다.
올림픽공원 개표소 봉쇄 시위는 이날로 14일째를 맞았다. 핸드볼경기장에 사무실을 둔 대한체육회 산하 체육 단체들이 업무에 차질을 빚었고, 경찰이 ‘업무 방해’를 경고하며 진입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체육회 측이 제시한 시위대·경찰·직원 등이 함께 들어가는 방안에 일부 시위대가 이에 응하기도 했으나 의사 결정 대표자가 없어 번번이 무산됐다. 지난 16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현장을 찾았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장 대표가 언론사의 촬영이 이뤄지는 가운데 국민의힘 의원들과 함께 사무실 진입하자고 제안해 일부 시위대가 ‘알겠다’며 합의되는 듯했으나 ‘증거보전’을 외치는 시위대에 부딪혀 불발됐다. 경찰은 당시 1시간30분 가량 출입문을 붙잡고 통행을 막은 젊은 여성 등 시위대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