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4·3사건 박진경 대령도 희생자”…4·3 진상조사보고서 정정 요구

박진경 명예회복 제주모임, 박 대령 추도비 옆 ‘바로 세운 진실’ 안내판 철거 촉구
“한달 여 재임 중 희생자 25명…‘제주도민 30만 희생설’ 암살범·변호인 거짓 주장 편파적 인용”
“박 대령 아내, 충격으로 유산·정신병원 전전하다 사망”

제주 4·3사건 당시 제9연대장이었던 고(故) 박진경 대령에 대해 잘못 기술한 정부의 4·3 진상조사보고서가 수정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박진경 연대장 명예회복을 위한 제주도민모임 18일 제주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3사건 진상조사보고서의 수정을 요구하고 있다.

‘박진경 연대장 명예 회복을 위한 제주도민 모임’이라 소개한 이들은 18일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 대령 추도비 옆에 세워진 ‘바로 세운 진실’ 안내판의 철거를 촉구했다.

 

회견을 주도한 박기남 전 제주도자치경찰단장은 박 대령의 실질적인 재임 기간 중 국방경비대 작전에 의한 희생자는 25명에 불과했으며, 4·3 진상조사보고서가 암살범과 변호인의 거짓 주장을 편파적으로 인용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박 대령이 ‘30만 도민을 희생시켜도 좋다’고 발언했다는 법정 증언 역시 암살범 변호인의 일방적 주장일 뿐이라고 말하며 정부 진상조사보고서의 정정을 요구했다.

 

‘바로 세운 진실’ 안내판에는 ‘박진경의 작전참모 임부택 대위도 “박진경 연대장이 조선 민족 전체를 위해서는 30만 도민을 희생시켜도 좋다. 양민 여부를 막론하고 도피하는 자에 대하여 3회 정지명령에 불응자는 총살하라고 명령했다”고 법정에서 증언했다’라고 기술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들은 “소위 ‘제주도민 30만명 희생설’은 임부택 대위의 주장이 아니고, 암살범 변호인의 주장”이라며 “만약에 임부택 대위가 법정에서 실제로 ‘제주도민 30만명 희생설’을 인정했더라면 당시 언론이 대서특필했을 것이지만 그런 기록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박 대령을 암살한 손선호 하사의 증언에 대해서도 “부임 시기와 날짜가 달라 명확하지 않고, 대개의 형사 사건에서 피의자가 하는 변명을 온전히 신뢰하기 어렵다”고 했다.

 

회견에 참석한 당시 박진경 연대장 부하 한성택(예비역 육군 소령)씨는 “박진경 연대장에게 무차별적인 양민학살의 굴레를 덮어씌운다는 것은 너무나 비이성적이고 무책임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박진경 연대장의 순국당시 나이는 29세에 불과했고, 당시 임신 중이던 아내는 충격으로 유산했을 뿐만 아니라 정신병원을 전전하다 쓸쓸하게 생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이들은 “화해와 상생이 4·3의 가치라고 설파하면서, 잘못된 근거를 갖고 순국하신 분의 명예를 훼손하는 것은 현대판 부관참시”라며 “하루 속히 박진경 연대장에 대한 근거 없는 비난을 바로 잡고, 그 분의 명예를 회복할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제주도와 4·3희생자유족회가 기존 박 대령 추도비 옆에 설치한 ‘바로 세운 진실’ 안내판을 철거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화해와 상생의 4.3 정신을 위반하고, 거짓과 기만으로 고인을 모독하는 안내판”이라며 “광기의 역사 속에서 억울하게 희생당한 군인 박진경 또한 4·3의 아픈 희생자임을 인정하라”고 말했다.

 

이들은 “4·3 진상 보고서가 성경처럼 완벽하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얼마든지 수정하고 고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진상조사보고서 작성 당시 참여했던 우파 위원들이 너무 일방적이라는 이유로 탈퇴를 했다. 정부 보고서가 좌파 강경파 일색으로 기록된 것이란 걸 유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주도와 제주4·3평화재단, 제주4·3희생자유족회는 지난해 12월 박진경 대령 추도비 옆에 ‘4·3 역사 왜곡 대응 안내판’을 세웠다. 제주도 제공

◆제주도, 4·3단체 등 “4·3 강경 진압 주도 대표 인물” 안내판 설치

 

제주도와 제주4·3평화재단, 제주4·3희생자유족회는 지난해 12월 박진경 대령 추도비 옆에 ‘4·3 역사 왜곡 대응 안내판’을 세웠다.

 

제주도는 제주4·3 당시 도민 강경 진압을 주도한 대표 인물로 거론되는 박진경 대령이 국가유공자로 지정됐지만, 박 대령의 행적과 관련한 역사적 사실관계를 후대와 도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안내판을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바로 세운 진실’ 안내판에는 1945년 8월 광복 이후 정세와 1947년 3월 관덕정 경찰 발포 사건, 1948년 4월 무장봉기 등 시대 상황과 함께 1948년 5월 입도한 박진경 대령의 약 40일간 행적과 박진경 대령을 암살한 문상길 중위와 손선호 하사의 이야기도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