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 폭력→교제 폭력’·혐오 표현 지양…‘여성폭력 사건보도 권고기준 1.0’ 공개

친밀한 관계의 특수성을 강조해 범죄를 희석하거나 여성혐오 표현을 지양하고 2차 피해 방지를 최우선으로 한다는 내용의 보도준칙이 마련됐다.

 

성평등가족부는 18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한국기자협회와 공동으로 개최한 포럼에서 ‘여성폭력 사건보도 권고기준 1.0’ 초안을 공개했다.

원민경(오른쪽 두번째) 성평등가족부 장관이 1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여성폭력사건 보도 권고기준 포럼에서 인사말 하고 있다. 오른쪽 세번째는 고광헌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 뉴시스

권고기준은 △인권에 기반한 책임 있는 보도 △피해자 보호·2차 피해 방지 최우선 △선정적·자극적 보도 금지 △정보의 정확성 확인·신속한 사후 조치 △디지털 미디어 환경변화에 따른 관리책임 준수 등 5대 원칙으로 구성됐다.

 

구체적으로는 피해자 신원을 노출하거나 사생활을 침해하는 정보 제공에 유의하고, 선정적인 제목이나 자극적인 묘사를 지양하며 재현물 사용을 금지하고 기사 댓글창 관리체계를 구축한다는 등의 15개 실천 요강이 담겼다.

 

권고기준에는 여성폭력 사건 보도에서 자주 사용되는 잘못된 표현을 어떻게 고쳐야 하는지에 대한 예시도 담겼다.

 

권고기준은 무혐의 처분이 내려진 무고죄 사건에서 가해자와 피해자의 성별이 고정된 것이 아님에도 여성을 지칭하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은 여성혐오적 표현이라며 ‘꽃뱀’ 사용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또 친밀한 관계의 특수성을 강조해 범죄를 희석할 우려가 있다며 ‘데이트 폭력’ 대신 ‘교제 폭력’이라 표현할 것을, ‘성폭행’은 물리적 폭행을 수반하는 성폭력만을 강조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성폭력’으로 대체할 것을 권고했다.

 

아울러 ‘○○녀’, ‘○○남’, ‘검은 손’, ‘나쁜 입’, ‘몹쓸 짓’, ‘짐승’, ‘발바리’, ‘성추문’, ‘성관계’, ‘더듬는’, ‘더러운 욕망’, ‘사랑싸움’, ‘구애’, ‘짝사랑’, ‘충동적’, ‘부적절한 관계’, ‘성노예’ 등 표현을 자제할 것을 주문했다.

 

권고기준은 지난해 12월 30일 개정된 여성폭력방지기본법에 근거해 마련됐으며 다음 달부터 시행된다.

 

원민경 성평등부 장관은 “여성폭력 사건보도는 단순한 사건 전달을 넘어 피해자 인권을 보호하고 우리 사회의 성평등 의식을 높이는 데 중요하다”며 “정보가 빠르게 생산·확산하는 오늘날 더 책임 있는 보도가 요구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