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스마르크(조너선 스타인버그, 은호익 옮김, 21세기북스, 6만9900원)=현대 유럽사학자이자 독일 근대사 권위자인 저자가 독일 통일을 이끈 ‘철혈 재상’ 오토 폰 비스마르크의 생애를 복원한 평전이다. 저자는 방대한 공문서를 비롯해 비스마르크의 정적과 친구, 가족, 측근들이 남긴 일기와 수천 통의 편지 등을 토대로 비스마르크라는 인물의 복잡하고 모순적인 삶을 재구성했다. 덴마크·오스트리아·프랑스와 치른 세 차례 전쟁에서부터 독일 제국 수립에 이르는 통일 과정을 관통하며, 외교적 혜안을 지닌 정치가이자 권력을 향한 제왕적 자아를 드러낸 인물로서 비스마르크의 명암을 조명한다. 비스마르크는 독일 제국을 유럽 최고의 경제·군사 강국으로 성장시켰지만, 불안정한 권력 구조를 설계하고 정적들을 탄압하며 의회민주주의의 성장을 억눌렀다고 저자는 평가한다.
질서의 종말(로버트 D 카플란, 이영래 옮김, 한국경제신문, 2만원)=미국의 저널리스트이자 지정학 전문가인 저자가 오늘날 국제사회가 직면한 다층적 위기를 진단한다. 저자는 현재 세계가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수립됐다가 결국 붕괴한 독일 바이마르 체제와 놀라울 정도로 닮아 있다고 지적하며 국제사회의 무질서를 분석한다. 바이마르 체제는 제1차 세계대전 패전 이후인 1919년부터 1933년까지 존속한 독일의 민주공화국을 말한다. 경제 위기와 정치적 분열에 시달리던 바이마르 체제는 아돌프 히틀러가 독재 체제를 구축하면서 사실상 막을 내렸다. 책은 전쟁과 기후변화, 강대국 간 패권 경쟁, 급격한 기술 발전 등 수많은 위협 요인이 얽히며 세계가 새로운 대재앙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고 경고한다.
남북전쟁 300년(리쉬, 정호준 옮김, 글항아리, 4만8000원)=중국 고대사를 연구해 온 저자가 위진남북조 시대의 전쟁사를 집중 조명한다.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남북조 시대는 북방과 남방의 영토 전쟁 속에서 수많은 나라가 흥망을 거듭한 격동의 시기였다. 저자는 이 시기 전쟁을 종합적으로 다룬 이 책에서 기병의 돌격 전술, 보병이 사각형 형태로 배치되는 방진(方陣)의 메커니즘, 보급과 경제 상황, 세금 문제 등을 심도 있게 분석한다. 또한 고대 보병과 기병의 실제 전투 방식을 재구성하고, 지리적 환경이 300년에 걸친 할거 국면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살펴본다.
처음 만나는 지경학(안민호·이용훈, 도서출판 날, 2만2000원)=지리와 경제를 함께 다루는 학문인 지경학의 입문서다. 지경학의 역사는 길지 않지만 인류 문명의 발전 과정에서 지리와 경제는 늘 긴밀하게 맞물려 왔다. 최근 미국의 상호관세 정책이나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경쟁 역시 지경학적 관점에서 해석할 수 있다. 중·고등학교 지리 교사인 저자들은 자원과 기술을 차지하려는 강대국들의 욕망이 점차 노골화되는 국제 정세를 지리와 경제라는 두 개의 렌즈로 분석한다. 실크로드 건설과 십자군 전쟁, 신항로 개척에서부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미국이 촉발한 관세 전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례를 통해 지경학의 의미를 설명한다.
아우라: 표류하는 자들을 위한 성호(최수철, 문학과지성사, 1만9800원)=날카로운 사유와 감각으로 인간 한계를 탐구해 온 소설가 최수철이 테마 연작소설집 ‘사랑의 다섯 가지 알레고리’ 이후 5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 장편소설이다. 소설은 ‘몽유라’라는 인물이 현실과 꿈, 삶과 죽음이 뒤섞인 환몽의 세계로 빠져드는 여정을 그린다. 출판사는 “삶의 속박으로부터 무한한 정신적 자유로 나아가는 여정을 담아낸 최수철 소설의 정수”라고 소개한다. 서사와 잠언이 뒤섞이고 의식과 무의식을 넘나들며 현실과 꿈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거대한 미로 같은 서사를 구축했다.
나는 초등학교 보안관입니다(이상인, 지식의날개, 1만8000원)=30년 경력의 경찰공무원이었던 저자가 퇴직 후 초등학교 보안관으로 활동하며 경험한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다. 학교폭력 예방과 부적응 학생 상담, 학교 안전을 위한 다양한 활동 등 보안관으로 일하며 만난 아이들의 모습을 따뜻한 시선으로 기록했다. 오늘날 아이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는지, 학교생활은 어떠한지 그리고 어른들의 사소한 관심이 아이들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아울러 제2의 인생으로 학교보안관을 꿈꾸는 이들을 위한 취업 정보와 현장 경험도 함께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