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월드투어 아리랑 IN 부산’이 막을 내렸다. 지난 12∼13일 이틀간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펼쳐진 이번 공연에는 11만명이 넘는 아미가 운집했다. 데뷔 13주년을 맞이한 방탄소년단이 입대 전 마지막 완전체 공연에 이어 다시금 부산을 선택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이번 무대는 각별한 의미를 띠었다. 세계의 정점에 선 그룹이 다시 출발선으로 돌아온 날이었다.
이번 부산 공연은 단순한 콘서트를 넘어 방탄소년단이 자신들의 정체성을 선언하는 자리였다. 열광적인 환호를 받는 월드투어의 한복판에서 굳이 13주년 기념일을 부산에서 보내겠다는 선택은 세계를 향해 뻗어 나아가면서도 자신들이 어디서부터 왔는지 그 뿌리를 잊지 않겠다는 앨범 ‘아리랑’의 다짐과 정확히 맞닿아 있다. 가장 지역적인 정서인 아리랑을 각국에서 온 수만 명이 함께 떼창으로 불렀을 때 부산이라는 장소는 한국이라는 나라 전체를 상징하는 거대한 무대가 됐다. 성공은 세계 무대에서 완성됐을지 몰라도, 그 정체성과 뿌리는 언제나 한국, 그들의 고향이라는 구체적인 땅에 단단히 박혀 있음을 방탄소년단은 온몸으로 증명해 보였다.
이처럼 BTS가 지나가는 곳마다 도시 전체가 움직인다는 사실은 이미 ‘BTS노믹스’라는 신조어까지 낳았다. 지난 5월 멕시코시티 공연 당시 멕시코시티 상공회의소는 사흘간의 공연으로 약 1억750만달러, 1557억원의 경제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항공, 숙박, 식음료, 교통에 이르기까지 도시 전체 소비가 폭발적으로 늘었고, 현지 언론은 이를 국가적 이벤트에 준하는 사건으로 다루었다. BTS 공연 하나가 어떤 관광 캠페인보다 강력한 도시 홍보 효과를 발휘한다는 것은 이제 수치로도 명확히 입증된 사실이다.
그래서 이번 공연을 둘러싼 몇 가지 아쉬움은 짚어볼 필요가 있다. 공연 첫날 입장이 1시간 넘게 지연되는 운영 미숙이 있었고, 숙박업소들의 바가지요금 논란도 이어졌다. 공무원 900여명을 무급으로 차출하려다 직원들의 강한 반발을 사고 계획을 철회해야 했던 소동은 사실 부산시가 이번 공연의 가치를 얼마나 좁게 바라봤는지를 드러내는 장면이었다. 수천억 원에 달하는 경제적·홍보적 기회 앞에서 부산시가 택한 방식이 고작 직원들을 무급으로 동원하는 것이었다면, 이는 그저 임기응변이다. 세계가 부산을 바라보는 순간에 부산 스스로가 그 무게를 몰랐던 셈이다. BTS가 다시 부산을 찾아줄 때, 그때는 도시가 먼저 준비되어 있기를 바란다.
이지영 한국외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