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발화’ 화재, 전북서 5년간 148건…폭염·폭우 반복에 하반기 집중

지난 4일 전북 군산시 오식도동 한 공장 내 우드칩 5000여t을 쌓아둔 시설에서 불이 나 사흘간 지속되면서 건물 전체가 탔고 24억4000만원의 재산 피해가 났다.

 

조사 결과 화재 원인은 자연발화로 드러났다. 우드칩 선별기 주변 적재 더미에서 불이 저절로 일어나는 장면이 폐쇄회로(CC)TV에 포착됐으며, 외부 점화원은 발견되지 않았다. 자연발화는 전기 불꽃이나 불씨 같은 외부 점화원 없이도 발열성 물질이 보관 과정에서 자체적으로 열을 발생시키고, 축적된 열이 발화점에 도달하면서 불이 나는 현상이다.

 

지난 2일 오전 3시37분쯤 전북 익산시 부송동 한 폐기물 야적장에서 자연발화로 추정되는 불이 나자 소방 당국이 굴착기와 펌프카 등 장비를 동원해 진화하고 있다. 전북도소방본부 제공

전북 지역에서 최근 자연발화로 인한 화재가 연평균 30여건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나 사업장과 창고시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18일 전북도소방본부에 따르면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관내 자연발화 화재를 분석한 결과 총 148건이 발생해 2명이 부상하고 22억1380만원의 재산 피해가 났다.

 

발생 장소를 보면 산업 시설과 창고가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창고에는 곡물과 유류, 폐기물, 우드칩 등 발열성 물질이 장기간 적재되는 경우가 많아 환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내부 열이 축적돼 화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일반 가정 등 주거시설에서도 전체의 4.1%가 발생해 안전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4일 전북 군산시 오식도동 한 우드칩 공장에서 자연발화로 추정되는 불이 나 곳곳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전북도소방본부 제공

특히 폭염과 폭우가 반복되는 여름철 고온다습한 환경에서는 자연발화 위험이 더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방 당국은 최근 몇 년간 하반기에 폭염과 집중호우가 반복되면서 창고 문을 장기간 닫아두는 사례가 늘었고, 늦더위와 큰 일교차로 내부 습도가 높아지면서 자연발화 위험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했다.

 

자연발화 예방을 위해서는 우드칩과 사료, 곡물, 퇴비, 폐기물 등 발열성 물질을 장기간 쌓아두지 말고, 내부 온도를 수시로 점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창고와 작업장의 환기시설을 상시 가동하고 물질별 적정 보관량과 보관기간을 준수해야 하며, 기름이 묻은 걸레나 작업복, 목재 부산물 등은 밀폐 공간에 방치하지 말고 별도 용기에 보관하거나 즉시 폐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오숙 전북도소방본부장은 “자연발화 화재는 전기·기계적 요인이 없어도 발생할 수 있는 만큼 폭염과 폭우 이후 밀폐된 창고나 작업장에서 환기와 온도 관리에 특히 신경 써줄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