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생 위한 긴급운영자금 등 제공 김병주 MBK회장 보증 단서 달아 MBK에도 추가 1000억 지원 요구 7월 3일 시한… MBK선 거부 의사 현금 고갈 못 막으면 파산 내몰려
메리츠금융그룹이 홈플러스 회생을 위해 1000억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DIP금융)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보증을 서고 회생에 필요한 나머지 1000억원을 직접 조달해야 한다는 까다로운 전제조건을 달았다. 하지만 메리츠에 연대보증을 이미 내준 MBK 측은 가용 신용을 한계까지 썼다는 입장이어서, 홈플러스가 오는 7월 법정관리 시한을 넘기지 못하고 파산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 5일 휴업중인 서울 송파구 홈플러스 잠실점 모습. 연합뉴스
메리츠금융그룹은 18일 이사회를 열고 홈플러스 기업회생 절차 지원을 위한 1000억원의 자금 집행을 최종 승인했다. 메리츠는 “김병주 MBK 회장의 보증이 적법하고 유효하다는 것이 확인되면 19일 오전까지 에스크로 계좌에 즉시 예치하겠다”며 “보증이 확인되면 대출뿐만 아니라 홈플러스 신탁재산에 대한 후순위 담보권 설정에도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메리츠는 이어 “금융의 사회적 역할을 다하기 위해 주주와 후순위 채권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1000억원 집행을 결정했다”면서 “MBK가 홈플러스 대주주이자 경영책임자로서 무한책임을 다해 1000억원을 추가 지원하고 홈플러스를 살리기 위한 실제 지원에 하루빨리 동참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현재 홈플러스는 회생계획안 가결 기한인 다음 달 3일까지 DIP금융 2000억원을 마련해야만 회생절차 연장이 가능한 상황이다. 하지만 메리츠가 2000억원의 절반만 대출을 하고, 이마저도 김 회장의 보증이 있어야만 가능하다고 밝히면서 파산 위기감이 커지는 모양새다.
이날 홈플러스는 메리츠 이사회의 결정에 앞서 입장문을 내고 “67개 핵심점포 중심의 사업구조 재편과 구조혁신이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회생 성공 가능성은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주주사인 MBK파트너스도 이미 지원한 2000억원에 더해 1000억원 규모의 추가 연대보증 제공 의사를 밝혔다. 메리츠도 1000억원을 추가 지원해 DIP 대출 2000억원을 제공해 줄 것을 간청드린다”고 호소했다. 마트노조 역시 이날 입장문을 통해 “MBK와 메리츠는 책임 떠넘기기를 중단하고, 정부는 긴급자금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지만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와 최대주주인 MBK가 양보 없이 맞서면서 홈플러스는 당장 현금 고갈에 따른 파산 위기에 내몰리게 됐다. 자금 조달이 결국 무산돼 홈플러스가 파산하면 이와 연계한 수많은 중소 협력업체의 연쇄 도산 우려도 커질 수밖에 없다. 마트 근로자들의 고용 불안 역시 심화하는 등 막대한 사회적 파장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