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15 대책에서 동탄이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에서 제외되면서 ‘갭 투자’의 성지가 됐는데, 최근에는 규제 지역 지정이 임박했다는 인식이 퍼지며 매수세가 더 강해지고 있어요. 집을 보지도 않고 사겠다는 사람도 있지만 매물이 없어서 못 파는 경우가 많아요.”
경기 화성시 동탄구의 A중개업소 사장은 18일 해당 지역 부동산 시장에 대해 “불장도 이런 불장이 따로 없다. 삼성전자 등 대기업에 근무하는 3040세대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불붙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특히 10?15 대책 때 토허구역 지정을 피해 갔던 동탄에 대한 규제가 임박했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막차 수요가 몰리고 있다.
실제로 수도권 비규제지역 톱3로 꼽히는 화성 동탄구, 구리시, 용인 기흥구는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규제지역 지정 요건을 충족했다. 정부는 집값이 물가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오르는 지역을 규제지역으로 묶는데, 동탄·구리·기흥은 최근 두 달 연속 이 기준선을 넘었다.
현행 기준상 최근 3개월 집값 상승률이 해당 시·도 물가 상승률의 1.3배를 넘으면 조정대상지역, 1.5배를 넘으면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할 수 있다. 지난 3∼5월 경기도 물가 상승률이 1.38%였던 점을 감안하면 집값이 1.79% 이상 오를 경우 조정대상지역, 2.06% 이상 오를 경우 투기과열지구 지정 대상이 된다.
동탄의 지난 3개월 누적 아파트값 상승률은 3.85%였다. 올해 들어 이달 15일까지 누적 상승률은 9.57%에 달한다. 구리도 올 들어 누적 7.52%, 기흥은 5.99%였다.
이에 따라 이들 지역에 대한 규제지역 지정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는 현재 규제지역 확대와 시장 안정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관계부처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정대상지역이나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면 대출·세제 규제가 대폭 강화된다. 무주택자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은 기존 70%에서 40%로 낮아지고, 유주택자는 신규 주택담보대출이 제한된다. 양도소득세와 취득세가 중과돼 따로 세제 개편을 하지 않아도 세금 부담이 커진다. 정비사업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등 규제도 추가된다.
정부는 토허구역 지정까지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뜨거운 감자’가 된 일부 비규제지역에 10?15 대책 때처럼 ‘삼중 규제’를 가하는 것이다.
다만 규제지역 지정과 달리 토허구역은 국토교통부가 단독으로 결정할 수 없어 경기도와의 협의가 필요하다. 시장에선 이르면 다음 주 정부가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동탄·구리·기흥 등에 대한 규제지역 지정과 토허구역 확대 여부를 논의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규제지역이 확대되면 불붙은 투자 심리가 어느 정도 진정될 순 있으나, 공급 절벽이 초래한 집값 상승 압력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긴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최근 집값 상승이 투자 수요보다 실수요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점에서 규제 효과가 제한적이라고 지적한다. 공급 확대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수요 억제 정책을 통한 집값 안정 효과는 오래 지속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실례로 지난해 토허구역으로 묶인 경기 성남 분당, 광명, 수원 영통만 해도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성남 분당의 올해 아파트값 누적 상승률은 7.4%, 광명 8.69%, 수원 영통 5.72%에 달한다.
남혁우 우리은행 WM영업전략부 부동산연구위원은 “동탄의 가격 강세가 지속되면서 일부 갈아타기 수요가 분당·영통 등 규제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반도체 종사자들의 신규 매수도 기흥·병점 등 인근 지역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규제지역 지정이 전세 불안을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한다. 매매값 상승세가 가파른 곳은 전셋값 오름폭도 커지고 있다.
서울시가 한국부동산원이 공표한 2026년 4월 서울 아파트 실거래 가격 지수 동향과 아파트 거래 통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4월 전세 실거래가격지수는 141.4로, 한 달 전(139.8)보다 1.14% 상승했다. 전년 동월(127.9) 대비로는 10.53% 올랐다. 모든 권역에서 지수가 상승했고, 규모별로 구분해도 초소형(전용면적 40㎡ 이하)을 제외한 모든 규모에서 지수가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