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빈 워시(사진) 신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첫 주재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예상보다 훨씬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메시지를 냄에 따라 한국도 내달 기준금리 인상이 기정사실화됐다. 연준 결정 후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서 원·달러 환율은 5거래일 만에 다시 1520원대로 뛰어올랐다.
미 연준은 17일(현지시간) FOMC 회의에서 정책금리 목표 범위를 3.50∼3.75%로 동결했다. 한국은행 뉴욕사무소는 이번 FOMC에 대해 “시장참가자들은 연준의 정책결정문에서 완화 편향(easing bias) 문구가 삭제된 가운데 점도표에서 위원 절반이 올해 금리인상을 전망한 점, 기자회견에서 물가목표 달성 의지가 강조된 점 등을 감안해 전반적으로 매파적이라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연준 위원이 각자 향후 금리 예상치를 표시하는 점도표는 올해 말 금리 중간값을 3.8%로 내다봐 지난 3월 점도표(3.4%)보다 상향됐다. 예상치를 낸 18명 중 9명이 최소 1회 금리 인상을 예측했다. 지난 3월에는 위원 12명이 인하를 전망했으나 이번에 1명에 그쳤다. FOMC 데뷔전에서 워시 의장의 발언도 매파로 기울었다. 그는 “FOMC는 (인플레이션과 관련) 2% 목표를 달성할 능력과 의지가 있고, 전념할 것”이라며 “오늘 FOMC는 만장일치로 물가안정 목표를 달성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 연준이 통화긴축 신호를 냄에 따라 한국도 내달 16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2.75%로 0.25%포인트 인상하는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신 총재는 지난달 금리를 동결하며 ‘이번에 인상할 수도 있었으나 대내외 여건을 좀더 지켜보기로 했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이후 신 총재는 지난 12일 “물가안정에 중점을 두고 늦지 않게 금리를 인상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는 등 여러 차례 인상 기조를 재확인했다. 금융시장에서는 연내 2회 인상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연준 발표 이후 달러가 강세를 띠면서 원·달러 환율은 급등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13.7원 오른 1527.1원(오후 3시30분 기준)에 주간거래를 마쳤다.
한편 한은은 이날 발표한 ‘해외투자와 투자소득이 환율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해외에서 주식 등으로 벌어들인 투자소득이 국내로 돌아오지 않을 경우 환율이 상승할 수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해외투자가 평균보다 약 3% 많아지면 원·달러 환율이 0.7%포인트 상승하고, 현지 재투자비중이 1%포인트 늘면 환율이 0.4%포인트 올랐다. 일본의 경우 2010년 이후 평균 46%가량이 현지에 재투자되면서 엔화 약세의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