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팬들 사이에서 미국과 2026 북중미 월드컵을 공동 개최하는 것에 대해 불만이 커지고 있다. 미국의 관세 부과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잇따른 ‘캐나다 51번째 주’ 발언이 월드컵 축제 분위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평가다.
18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캐나다와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의 월드컵 조별리그 개막전 현장에서는 미국과의 공동 개최를 곱지 않게 보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토론토 인근 미시소거에 거주하는 캐서린 패터널은 붉은 카우보이 모자와 단풍잎 페이스페인팅을 한 채 경기장을 찾았지만 미국과 함께 월드컵을 개최하는 데에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로이터통신에 “월드컵은 국가들을 하나로 모으는 행사”라며 “지금의 미국은 사람들을 하나로 묶는 좋은 본보기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수개월간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편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캐나다산 철강·알루미늄·자동차에 대한 관세 부과까지 겹치면서 캐나다 내 반미 감정이 확산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를 여러 차례 ‘주지사’로 부르면서 양국 갈등을 키우기도 했다.
실제로 캐나다인들은 미국 제품 불매운동과 미국 여행 취소에 나서고 있다. 토론토의 68세 린다 앤슨은 로이터에 “미국에서 열리는 경기를 보러 갈 생각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리엄 딜레이니도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축구의 이미지를 망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정치적 갈등과 스포츠를 분리해서 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멕시코계 캐나다인 마우리시오 곤살레스는 로이터에 “한 달 동안만이라도 그런 문제를 내려놓고 축구를 즐기자”라고 말했다.
캐나다 정부는 월드컵 준비 과정에서 미국·멕시코와의 협력이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바호즈 다라 아지즈 캐나다 체육부 장관실 대변인은 로이터에 “공동 개최국들과 긍정적인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월드컵을 둘러싼 외교적 긴장과 별개로 캐나다 팬들 사이에서는 미국에 대한 불만이 쉽게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라고 로이터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