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집값 연간 4.5% 상승 관측…하반기 수도권 전셋값 3.6% 급등 예고

건산연 하반기 경기 전망 발표, 공급 감소와 신축 선호에 상승 압력 지속…지방은 제한적 회복세
18일 서울 시내의 아파트 단지가 보이고 있다. 뉴시스

 

올해 수도권 집값이 연간 4.5% 상승하고 전셋값은 5.0% 오를 것이라는 국책 연구기관의 전망이 나왔다. 입주 물량 감소와 전셋값 상승, 신축 선호 현상이 맞물리면서 하반기에도 집값 상승 압력이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18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은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2026년 하반기 건설·부동산경기 전망’ 세미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 수도권 매매 4.5%·전세 5.0% 동반 상승 전망

 

건산연은 하반기 수도권 주택 매매가격이 2.5% 오르며 연간 기준 4.5%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국 기준으로는 하반기 1.5%, 연간 2.5% 상승이 예상된다. 수도권 강세 현상이 전체 시장을 견인하는 모양새다.

 

수도권 집값이 강세를 보이는 배경으로는 신규 입주 물량의 감소와 전셋값 상승이 지목됐다. 기존 주택 거래가 제약되면서 신축을 선호하는 현상이 뚜렷해졌고 금융자산 가격 상승으로 매수 여력이 확대된 점도 상승 압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자금조달계획서상 자기자금 대비 주식·채권 매각대금 비중은 지난해 5월 4.90%에서 올해 1월 8.88%로 두 배 가까이 뛰었다. 반면 지방 주택시장은 하반기 0.3% 상승에 그치며 제한적인 회복세만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김성환 연구위원은 “주택 매맷값은 수도권과 지방의 흐름을 분리해 볼 필요가 있다”며 “수도권은 신규 입주 감소와 전셋값 상승, 기존 주택 거래 제약에 따른 신축 및 우량 입지 선호, 금융자산 가격 상승에 따른 매수 여력 개선 등이 결합되며 상승 압력이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도권과 지방의 양극화가 당분간 심화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18일 서울 시내의 부동산 중개업소에 매물 정보가 표시되어 있다. 뉴시스

 

◆ “전세시장 안정이 집값 잡는 선결조건”

 

특히 전셋값 상승세는 하반기에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관측된다. 전셋값은 상반기에 1.4% 상승한 데 이어 하반기에는 3.6% 급등하며 연간 5.0%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 같은 전세 불안의 가장 큰 원인은 입주 물량 감소다.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이후 시장이 1주택 실거주자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전세 공급은 줄어든 반면 수요는 그대로 유지되는 구조가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국내 임대차 시장에서는 전세보증금이 매매의 레버리지 역할을 한다. 이에 따라 전셋값 상승이 매매가격을 다시 밀어 올리는 악순환이 고착화됐다는 진단이다.

 

김 연구위원은 “전세시장 안정화는 매매가격 변동성을 완화하고 주택시장 전반의 안정성을 회복하기 위한 핵심 선결조건”이라며 “입주 물량 감소가 이어지는 만큼 전세시장 흐름을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정부의 전세 시장 모니터링과 공급 대책이 시급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 건설수주 늘었지만 착공 병목 심각

 

부동산 시장의 상승세와 달리 건설경기는 하반기에도 온전한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공공과 토목 부문을 중심으로 소폭 개선되겠지만 민간 비주거 부문의 부진이 계속되면서 현장의 체감 경기는 얼어붙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올해 건설수주는 지난해보다 8.9% 증가한 240조8000억원으로 예상된다. 반면 실제 현장에 돈이 도는 건설투자는 266조1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0.3%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보인다.

 

일감이 늘어나는 수주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실제 공사에 들어가는 착공과 기성 단계에서 병목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5년간 인허가와 착공 간 누적 면적 격차는 연평균 착공 면적의 1.8배 수준에 달했다. 올해 1월부터 4월까지의 누적 건설기성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 감소했다.

 

이지혜 연구위원은 “2026년에는 공공과 토목 부문이 건설경기의 하방을 일정 부분 보완하겠지만 민간 비주거와 지방, 중소업체 중심의 체감 회복은 여전히 제한적일 것”이라며 “공공 집행력 제고와 정상 PF 및 실수요 기반 사업에 대한 금융 지원, 지역 균형발전 투자 확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업계 “규제 예측 높여야”…정부 “지연 해소 총력”

 

지속 가능한 시장 정상화를 위해서는 정부의 공급 정책 기조 변화와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현장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김형일 우미건설 전무는 “규제에 대한 예측 가능성을 높여 달라”며 “부동산 대책이 잇따라 발표되면서 민간은 사업 계획을 세우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대책의 잦은 변경이 오히려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으로 보인다.

 

학계에서도 공공 중심 공급 정책의 한계를 지적하며 시장 기능을 고려한 정책 운영과 투자와 투기를 구분하는 정교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정부 역시 신규 공급을 새로 발표하는 것보다 이미 착공이 지연된 사업장의 걸림돌을 치워주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보고 제도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김기용 국토교통부 건설정책과 과장은 “착공 지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인허가 과정에서 추가 보완이 필요한 부분도 살펴보고 있다”며 “신규 공급보다 기존 착공 예정 물량을 실제 입주 물량으로 연결하는 것이 공급 확대에 더 효과적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