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빵빵한데 굳이 왜?”…‘물 마시는 3분’, 팬들 단단히 뿔났다 [월드컵]

선수 보호 위해 도입한 ‘물 보충 휴식’ 여전히 논란
“에어컨 나오는 경기장인데 왜?”…경기 흐름 끊는다는 비판

전반전이 한창 달아오르던 순간, 체코와 남아프리카공화국 선수들이 갑자기 터치라인으로 향했다. 전광판에 ‘물 보충 휴식(Hydration Break)’ 안내가 뜨자 미국 애틀랜타 스타디움을 가득 메운 관중석에서는 일제히 야유가 쏟아졌다.

 

위 사진은 AI(인공지능)를 활용해 생성된 가상의 이미지입니다. 구글의 AI Gemini 생성 이미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에서 처음 본격 도입된 ‘물 보충 휴식’이 선수 건강 보호라는 취지에도 불구하고 팬들의 거센 반발에 직면했다. 일부 감독들까지 “경기 흐름을 끊는다”며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내면서 논란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논란이 커진 이유는 19일 경기가 열린 장소 때문이다. 애틀랜타 스타디움은 개폐식 지붕과 냉방 시설을 갖춘 최신식 돔구장으로, 경기 당시 장내에는 에어컨이 가동돼 오히려 서늘함이 느껴질 정도였다. 실제 애틀랜타의 기온도 섭씨 20도대 초·중반 수준에 머물렀다.

 

그럼에도 FIFA는 전·후반 22분께 각각 약 3분간의 물 보충 휴식을 실시했다. FIFA는 이번 대회에서 미국·캐나다·멕시코의 무더운 여름 기후를 고려해 선수들이 수분을 보충하고 체력을 회복할 수 있도록 휴식 시간을 마련했다. 폭염 속 선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조치다.

 

하지만 경기장 분위기는 FIFA의 의도와는 달랐다.

 

관중들은 휴식이 시작되자마자 노골적인 야유를 보냈다. 특히 후반전 들어 야유는 더욱 커졌다. 팽팽한 승부가 이어지던 상황에서 경기 리듬이 갑자기 끊겼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흥미로운 장면도 연출됐다.

 

야유가 커지자 경기장 스피커에서는 미국 컨트리 음악의 대표곡인 존 덴버의 ‘테이크 미 홈, 컨트리 로즈’(Take Me Home, Country Roads)가 흘러나왔다. ‘Almost heaven, West Virginia’로 시작하는 익숙한 멜로디가 울려 퍼지자 일부 관중들은 노래를 따라 부르기 시작했다.

 

경기장 상단을 둘러싼 초대형 원형 전광판에는 팬들의 모습이 연이어 비춰졌고, 관중석은 잠시 콘서트장을 방불케 하는 분위기로 바뀌었다. 물 보충 휴식을 향하던 야유도 자연스럽게 묻혀갔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여전히 회의적인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남아공의 휴고 브로스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날씨가 매우 더울 때는 수분 섭취를 위한 휴식이 유용하다”면서도 “하지만 경기의 리듬은 깨진다. 우리가 경기를 주도하고 있을 때 그 흐름이 몇 분 동안 끊기는 것은 분명한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날 경기가 열린 애틀랜타 스타디움은 개폐식 지붕과 냉방 시설을 갖춘 최신식 돔구장이다. 경기 당시 애틀랜타의 기온은 섭씨 20도 대 초·중반 수준에 머물렀고, 장내에는 에어컨이 가동돼 오히려 서늘함이 느껴질 정도였다.

 

브로스 감독은 “전날 훈련한 야외 훈련장은 매우 더웠다. 그런 환경이라면 휴식 시간이 이해된다”면서도 “하지만 이런 스타디움에서는 선수들이 20분 만에 물을 마셔야 할 이유를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규칙이기 때문에 받아들여야 한다. 하지만 경기를 주도하고 있을 때 의무적으로 흐름을 끊고 물을 마시는 것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번 월드컵의 물 보충 휴식은 선수 건강 보호라는 긍정적 평가와 함께 경기 흐름 단절, 광고 시간 확대, 관전 몰입도 저하라는 비판을 동시에 받고 있다. 특히 에어컨이 완비된 실내 경기장이나 비교적 선선한 지역에서도 일률적으로 같은 규정을 적용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선수 보호라는 명분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만, 냉방 시설이 갖춰진 실내 경기장이나 비교적 선선한 지역까지 일률적으로 같은 규정을 적용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두고는 논쟁이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