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졌지만 잘 싸웠다”…광화문 점령한 1만8000명의 붉은악마들 [월드컵]

멕시코에 0-1 석패에도 “최선 다했다” 응원 이어져…무더위 속 광화문 함성
후반 실점에 탄식, 종료 휘슬 뒤엔 기립박수…“남아공전 반드시 이긴다”
광화문·도심 상권도 월드컵 열기…직장인들 점심시간 거리응원 합류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멕시코에 아쉽게 패했지만, 서울 광화문광장을 가득 메운 시민들의 응원 열기는 경기 종료 순간까지 식지 않았다. 패배가 확정된 뒤 광화문광장에서는 태극전사들을 향한 기립박수와 함성이 쏟아졌다.

 

19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 한국-멕시코전을 응원하기 위한 대규모 거리응원이 펼쳐졌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공식 서포터즈 붉은악마를 비롯한 시민들이 19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이 거리응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 추산 경기 중반 기준 약 1만8000명의 시민이 광장에 모였다. 서울시 실시간 도시데이터에서도 낮 12시 기준 광화문광장 일대 체류 인원이 1만6000~1만8000명 수준으로 집계됐다. 20대 비중이 가장 높았지만 가족 단위 관람객과 직장인, 외국인 관광객들까지 합류하며 광장은 이른 시간부터 붉은 물결로 뒤덮였다.

 

세종문화회관 앞 계단과 광장 주변, 자유 관람 구역까지 응원 인파가 빼곡하게 들어찼다. 체감온도 30도를 웃도는 무더위에도 시민들은 양산과 모자, 부채, 휴대용 선풍기로 더위를 견디며 “대한민국”을 연호했다. 생수 지원 부스 앞에는 긴 줄이 늘어서기도 했다.

 

사원증을 목에 건 채 응원 현장을 찾은 한 시민은 “일하다가 경기 시간에 맞춰 잠깐 나왔다”며 “지난 체코전 때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다시 찾았다”고 말했다.

 

경기가 시작되자 광장은 거대한 응원장으로 변했다. 손흥민과 이강인이 공격을 전개할 때마다 환호성이 터졌고, 한국이 멕시코 골문을 위협할 때마다 시민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두 팔을 흔들었다. 전반전을 0-0으로 마치자 광장에는 박수와 함성이 쏟아졌고, 시민들은 선수들을 향해 아낌없는 격려를 보냈다.

 

하지만 후반 5분 멕시코의 선제골이 터지자 분위기는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곳곳에서 탄식이 흘러나왔고 일부 시민들은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 쥐거나 고개를 숙였다. 붉은악마들은 박수와 함성으로 선수들을 독려하며 분위기를 끌어올리려 했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공식 서포터즈 붉은악마를 비롯한 시민들이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2026 북중미월드컵 A조 조별리그 2차전 대한민국과 멕시코의 경기를 화면으로 지켜보던 중 루이스 로모의 선제골에 아쉬워하고 있다. 뉴스1

이후 한국이 공격 기회를 만들어낼 때마다 광장의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했다. 경기 막판 결정적인 찬스가 연이어 나올 때마다 시민들은 숨을 죽인 채 전광판을 바라봤다. 추가시간 6분이 주어지자 광장 전체가 마지막 희망에 기대를 걸었다.

 

그러나 끝내 멕시코의 골문은 열리지 않았다.

 

오전 11시 56분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곳곳에서 아쉬운 한숨이 터져 나왔다. 일부 시민들은 고개를 떨궜지만, 곧이어 광장에는 선수들을 향한 박수가 울려 퍼졌다. 승리는 놓쳤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한 대표팀에 대한 격려였다.

 

시민들은 “원래 쉽지 않은 경기라고 생각했는데 내용은 예상보다 훨씬 좋았다”, “질 경기가 아니었던 것 같아 더 아쉽다. 남아프리카공화국전은 꼭 이겨 32강에 갔으면 좋겠다”, “선수들이 정말 잘 싸웠는데 운이 따르지 않았다”, “멕시코 같은 강팀을 상대로 충분히 좋은 경기를 했다. 다음 경기에도 다시 응원하러 나올 생각”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공식 서포터즈 붉은악마를 비롯한 시민들이 19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이 거리응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가 끝난 뒤 일부 멕시코 팬들은 전통춤을 추며 승리를 자축했고, 한국 팬들은 태극기를 두르거나 가족·친구들과 기념사진을 찍으며 아쉬움을 달랬다.

 

이날 ‘한낮의 월드컵’ 열기는 광화문 일대 상권으로도 번졌다. 경기 시작 전부터 인근 식당과 치킨집, 카페 등에는 응원객들이 몰렸고 직장인들은 점심시간을 활용해 단체 응원에 나섰다. 일부 매장은 예약석이 모두 찰 정도로 특수를 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