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회, 전작권 ‘주한미군 평가’ 추진…국방부 “적극 설명 중”

국방부, 미 의회에 “전작권 전환으로 연합방위 강화” 설명
주한미군사령관 평가 정기 보고 추진…조속 전환 구상 변수될 듯

미국 의회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과정에서 주한미군사령관의 평가를 정기적으로 보고받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국방부는 전작권 전환이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강화한다는 점을 미 의회에 적극 설명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한미군사령관 평가가 의회에 정기 전달될 경우, 전작권 조속 전환을 추진하는 한국 정부 구상에도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방부는 19일 “미 의회에서 논의 중인 법안에 대해 우리 국방부가 평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도 “전작권 전환으로 한반도 방위에 있어 한·미 연합방위태세가 지속 강화될 것이라는 공동 인식 아래 (한·미가) 긴밀히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 의회에도 이런 부분을 적극 설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방부가 미 의회를 상대로 전작권 전환의 군사적 타당성을 설명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전쟁부) 장관이 지난달 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인근 미 국방부 청사에서 열리는 한미 국방장관 회담을 위해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

국방부가 언급한 ‘미 의회에서 논의 중인 법안’은 미 상원 군사위원회가 11일 가결한 2027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NDAA)이다. NDAA는 미국의 국방정책과 예산 사용 권한의 큰 틀을 정하는 연례 법안으로, 이번 상원안에는 2027년 3월1일부터 2030년까지 90일마다 전작권 전환 로드맵을 의회에 보고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전작권 전환은 한·미가 합의한 조건 충족 여부에 따라 추진돼 왔다. 이번 상원안은 2018년 마련된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계획(COTP)의 이행 로드맵을 정기적으로 보고하도록 한 것이다. 미국 의회가 전작권 전환의 세부 이행 상황을 더 직접적으로 들여다보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COTP는 전작권을 특정 날짜에 맞춰 넘기는 것이 아니라, 정해진 조건 충족 여부를 평가하면서 전환을 추진하는 방식이다.

 

보고서에는 △한국군이 연합방위를 주도하는 데 필요한 군사적 수행 능력 △북한 핵·미사일 위협 대처 능력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 환경 △미군 인도·태평양사령관과 주한미군사령관의 현황 평가가 포함된다.

 

이 중 주한미군사령관 평가가 필수 요소로 들어가는 점이 눈에 띈다. 주한미군사령관은 한미연합사령관과 유엔군사령관을 겸하는 지휘관으로, 전작권 전환 이후 연합방위 체계가 실제로 작동할 수 있는지 판단하는 핵심 당사자다. 이 평가가 미 의회에 90일마다 전달되면, 주한미군 측 판단이 의회 논의에 주기적으로 반영될 수 있다. 전작권 조속 전환을 추진하는 한국 정부 입장에서는 변수가 될 수 있는 지점이다.

 

한국 정부는 올해 가을 미래연합군사령부의 완전운용능력(FOC) 검증을 끝내고 전환 목표 연도를 제시할 계획이다. 이후 마지막 단계인 완전임무수행능력(FMC) 평가·검증을 거치는데, 이 기간에 미 의회의 90일 보고 의무가 적용될 수 있다. 주한미군이 조건 충족 여부를 보수적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의회 감독과 조건 검증이 강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말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미 상·하원 의원들을 만나 전작권 전환에 대한 의회의 초당적 지지를 요청한 바 있다. 안 장관은 당시 국내 취재진에게 “내일 전작권이 전환되더라도 아무 어려움이 없다”는 취지와 함께, 2020년 한·미가 전작권 전환 조건의 94%가 이미 충족됐다고 합의한 점을 미측 의원들에게 설명했다고 밝혔다.

 

다만 NDAA는 아직 최종 확정된 법안이 아니다. 상원 전체 의결, 하원 전체 의결, 상·하원 조정, 대통령 서명 절차가 남아 있다. 하원안에는 기존처럼 ‘양측이 합의한 계획에서 벗어나는 방식’이라는 단서가 남아 있어 최종 문구는 달라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