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탈모치료 건강보험 적용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뒤 정책 우선순위 등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일단 다음 달 대국민 토론회를 열고 여론을 수렴하겠다는 방침인데 토론회 주관하는 부처부터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탈모치료 건강보험 급여화 공론화를 둘러싼 궁금증을 세 가지로 압축해 정리했다.
◆행안부 토론회 주제 선정 어떻게
20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행정안전부는 다음 달 4일 ‘모두의 토론회’를 개최하고, 탈모 치료 건강보험 급여 적용 문제를 논의한다. 이 토론회는 이번에 처음 열리는 것으로, 취지는 국민 생활과 밀접한 정책 현안을 국민이 참여해 정책 개선 방안을 모색한다는 것이다. 행안부는 국민 2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라고 했다.
‘탈모’를 주제로 선정한 건 행안부의 자체 판단이었다. 행안부 관계자는 “국민 관심이 큰 주제를 첫 번째로 정한 것이고, 복지부와도 회자하는 정도 등 의견을 주고받았다”며 “앞으로는 범부처로 논의하려 한다”고 말했다. 행안부는 올해 모두의 토론회를 총 4∼5차례 연다는 계획이다.
다만 지속하는 의문은 범부처 의견 교환 없이 행안부가 독자적으로 토론 주제를 선정하는 게 적절한지다. 더욱이 탈모치료 급여화의 주무부처는 복지부인 상황에서 행안부가 주도권을 가져간다는 인상도 줄 수 있는 문제다.
관련해 복지부 관계자는 “부처 사안을 해당 부처가 하면 주관적 의견도 개입될 수 있어 행안부가 체계화한 공론화 플랫폼을 만든 것일 것”이라며 “부처별 사안을 정교하게 공론화하는 것은 행안부, 콘텐츠 내용의 개발은 각 부처가 맡는 형식으로 안다”고 했다.
◆건보공단 1000명 설문 실체는
앞서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관련 설문에 나섰다고 밝혔다.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급여화에 긍정적인 답이 나왔다고도 했다. 이 때문에 복지부가 본격적인 급여화 검토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해당 설문은 올해 2월 이재명 대통령이 수석보좌관회의에서 탈모치료 건강보험 적용 확대 방안 공론화를 제안한 뒤 이뤄졌다. 당시 이 대통령은 “건강보험 적용 여부를 바로 결정하지 말고 사회적인 토론이나 공론화 대상으로 삼아 의견을 더 모아보면 좋겠다”고 했다.
복지부 측은 해당 설문이 토론회 전 공개되면 편견을 조장하거나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대상 1000명이 일반 국민인지 탈모 환자 대상인지도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공개 토론회 이후 설문 결과 공개 여부 등을 검토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연 50만원 지원하는 지자체도
복지부는 급여화에 따른 추가 소요 예산액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토론회 뒤 정책 추진 방향에 따라 구체화한다는 방침만 내놨다. 이는 국민건강보험공단 재정난 측면에서 우려되는 지점이다. 잠재 수요 규모는 현행 치료 인원보다 훨씬 클 수 있어서다. 보건의료노조는 “세부 설계와 재정 추계 없는 공론화를 중단해야 한다”고 19일 주장했다.
관련해 복지부 측은 “추계를 할 수 있는 기반은 갖춰 놓은 상태”라며 “현재는 ‘정부 안’이라는 게 없기 때문에 추계 안도 없는 것”이라고 했다.
건보공단에 따르면 탈모치료 인원은 2024년 기준 23만8271명이다. 2022년부터 매해 소폭 줄어들고 있다.
총진료비는 매해 늘어나 2024년 457억원을 기록했다. 2015년(246억원) 대비 46.2% 증가한 규모다. 치료비 증가에 따른 공단 부담금도 2024년 305억원을 기록해 2015년(160억원)보다 47.5% 증가했다.
건강보험은 자가면역질환인 원형탈모 등 질환으로 분류되는 병적 탈모에는 급여가 적용된다. 반면 노화 등에 따른 일반적인 탈모치료는 비급여 항목으로 분류된다.
일반 탈모치료에 국가 지원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복지부에 따르면 서울 성동구와 충남 보령시에서는 일정 연령 이하를 대상으로 치료비를 지원한다. 성동구는 39세 이하 구민에게 연 20만원을, 보령시는 49세 이하 시민에게 연 50만원을 탈모 치료비로 지원 중이다. 이들 지자체 외에도 향후 지원을 위해 관련 조례를 마련하는 곳들이 속속 생기는 추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