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가 이어지면서 외식업계의 경쟁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가격을 무작정 낮추기보다 같은 돈으로 더 든든하게 먹을 수 있도록 구성하는 전략이 늘어나는 분위기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한솥도시락은 지난 15일 '왕김치돈까스 덮밥'과 '왕카레치킨 덮밥'을 출시했다. 두 메뉴 모두 기존 제공량(230g)보다 많은 300g의 밥을 기본으로 담았다. 가격은 각각 7900원, 6900원이다.
이번 신메뉴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메뉴명에 붙은 '왕'이다. 한솥은 2017년 '왕치킨마요'와 '왕카레돈까스 덮밥'을 선보인 이후 대용량 콘셉트 메뉴를 꾸준히 내놓고 있다. 올해 5월에는 '왕 카레 미트볼 덮밥'을 출시했고, 과거에는 '왕 제육 만두'를 한정 판매하기도 했다.
최근 외식 시장에서는 단순히 가격이 저렴한 것만으로 소비자를 끌어들이기 어려워졌다. 식재료비와 인건비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업체 입장에서도 가격을 크게 낮추기 쉽지 않다.
대신 양과 구성으로 승부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한솥이 이번 신제품에서 밥 양을 기존보다 약 30% 늘린 것도 같은 흐름으로 볼 수 있다.
점심 한 끼 가격이 부담스러워지면서 소비자들은 메뉴 가격뿐 아니라 양과 만족감까지 함께 따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예전처럼 '얼마나 싼가'보다 '얼마나 든든한가'가 선택 기준으로 떠오르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변화는 이제 도시락 시장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편의점들은 5000원 안팎 도시락을 앞세워 점심 수요를 공략하고 있고, 백반·덮밥 프랜차이즈들도 곱빼기 메뉴와 추가 토핑을 강화하고 있다. 외식 물가가 오를수록 소비자들이 한 끼 포만감을 더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소비자들은 단순히 가격이 싼 메뉴보다 한 끼 식사로 충분한 만족감을 주는지를 더 중요하게 보는 경향이 있다”며 “원가 부담으로 가격을 낮추기 어려운 상황에서 양과 구성, 포만감을 강화하는 전략이 외식업계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