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자체 AI칩 사업 확대…엔비디아식 전략 구사

데이터센터 투자·금융보증…AI 컴퓨팅 시장 공략에 박차
앤트로픽 앞세워 고객 확보…자체 AI 칩 TPU 직접 판매
구글 로고. 연합뉴스

구글이 자체 인공지능(AI) 칩인 TPU 사업을 확대하며 AI 인프라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선다.

 

AI 컴퓨팅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데이터센터 투자와 고객 확보를 병행하는 '엔비디아식 전략'으로 시장 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구글은 미국 뉴욕주 서부 온타리오호 인근에 조성 중인 ‘레이크 매리너’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 32억 달러(약 4조8965억원) 규모의 금융 보증을 제공했다. 

 

이 시설의 컴퓨팅 자원은 생성형 AI 클로드 시리즈를 개발한 기업 ‘앤트로픽’에 임대될 예정이다.

 

이 같은 방식은 그간 엔비디아가 자사의 그래픽처리장치(GPU) 판매를 늘리기 위해 활용해온 전략과 유사하다는 게 WSJ의 분석이다. 

 

엔비디아는 금융 지원을 통해 데이터센터 사업자의 인프라 구축을 돕고, 투자금이 다시 자사의 칩 구매로 이어지는 이른바 ‘순환 금융’ 구조를 통해 시장을 넓혀왔다.

 

구글은 자사 서비스를 구동하기 위해 개발된 TPU를 최근 외부 고객에게도 개방하며 클라우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또한 구글은 세계적인 투자사 블랙스톤과는 50억 달러(약 7조원) 규모의 클라우드 서비스 합작법인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엔비디아 칩만을 사용하는 코어위브, 네비우스 등 기존 사업자와의 경쟁에 나선 것이다. 

 

또한 지난달에는 TPU를 고객에게 직접 판매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고, AI 추론에 특화된 첫 TPU도 선보였다.

 

실제로 일부 고객사는 TPU 도입을 확대하고 있다. 금융기업 시타델 시큐리티스는 TPU를 활용해 주요 작업 비용을 최대 30% 줄이고 처리 속도는 최대 4배 높일 수 있었다고 밝혔다.

 

다만 엔비디아는 여전히 AI 반도체 시장의 90% 이상을 장악하고 있으며, ‘CUDA’로 불리는 소프트웨어 생태계와 고성능 네트워크 장비를 기반으로 강력한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4월 인터뷰에서 “우리의 시장 도달 범위는 어떤 TPU나 ASIC도 따라올 수 없다”며 구글의 도전을 공개적으로 평가절하하는 발언을 해 왔다.

 

구글은 압도적인 자금력이 최대 강점이다. 이 회사는 최근 AI 인프라 투자 확대를 위해 850억 달러(약 130조원) 규모의 자본 조달 계획을 발표했다. 

 

또한 루이지애나의 70억 달러 규모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리버 벤드’와 텍사스주의 AI 컴퓨팅 프로젝트에도 수십억 달러 규모의 금융보증을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