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각지에서 기온이 40도를 넘나드는 폭염으로 비상이 걸렸다. 축제철을 맞은 프랑스에선 거리 축제에서 주류를 마시는 것을 금지했고, 미국 그랜드캐니언에서 일주일 사이 등산객 3명이 열사병으로 숨졌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AFP통신 등에 따르면 프랑스 기상청은 21일까지 프랑스 각지의 최고 기온이 39∼40도에 달하고 일부 지역에선 최고 42도까지도 오를 수 있다고 예보했다.
이에 세바스티앙 르코르뉘 프랑스 총리는 이날 내각을 소집해 폭염 대책 논의에 나섰다. 프랑스 정부는 전국적으로 연례 음악 축제인 ‘페트 드 라 뮈지크’(Fete de la Musique)가 열리는 21일 전국 3분의 1 이상 행정구역에 최고 등급인 적색 폭염 경보를 발령하기로 했다. 적색 경보 지역에서는 거리 축제에서 주류 소비가 금지된다. 또한 프랑스 정부는 공공기관이 주최하는 행사에서도 주류를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
AFP통신은 적색 경보의 영향을 받는 인구가 26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집계했다. 프랑스의 폭염은 월요일인 22일 역대 최고 기록에 육박하는 정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스페인 기상청도 22∼23일 이베리아반도 내륙과 발레아레스섬들에서 최고 기온이 37∼39도까지 오를 것으로 예보했다. 또한 타구스와 과디아나, 과달퀴비르 등지에선 40∼42도까지 치솟아 폭염이 정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스페인 일부 지역에선 44도에 달하는 폭염이 예보됐다.
포르투갈 역시 23∼24일 일부 지역에서 42도까지 오르는 폭염을 겪을 것으로 현지 기상청이 예보했다. 영국도 22∼23일 일부 지역 최고기온이 36도까지 오를 것으로 보고, 22일 오전 1시를 기해 잉글랜드 남동부와 웨일스 남부 상당 지역에 두 번째로 높은 폭염 경보인 ‘주황’을 발령했다고 BBC 방송이 보도했다. 영국 기상청은 1957년과 1976년에 세워진 6월 최고 기온 기록인 35.6도가 깨질 가능성을 40%로 보고있다.
독일 기상청도 전국적에 거의 38도에 육박하는 폭염을 예보하면서, 뇌우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도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AP통신과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국립공원관리청(NPS)은 최근 그랜드캐니언에서 2건의 사망 사고가 발생해 총 3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지난 16일 북부 카이바브 등산로에서 60대 남녀 한 쌍의 시신이 발견됐다. 이보다 앞서 12일에는 72세 남성 한 명이 남부 카이바브 등산로에서 쓰러진 뒤 사망했다. 이들은 모두 열사병으로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 사망자가 발생한 등산로는 경치가 아름답지만, 그늘이 거의 없고 물을 구할 수 없는 구간이다.
애리조나주 국립기상청은 협곡 아래로 내려갈수록 기온이 오른다며 지난 화요일에는 협곡 바닥 온도가 최고 화씨 112도(섭씨 44도)까지 올랐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사망 사고가 발생한 12일에는 바닥 최고 기온이 109도(섭씨 42.8도)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폭염이 빈번해지고 강력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