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창원대학교가 대학 구조 개편을 둘러싼 학내 갈등으로 내홍을 겪고 있는 가운데 박민원 총장이 교수회의 ‘총장 불신임 투표’ 강행에 맞서 대학의 미래를 논의하기 위한 전격적인 공개 토론을 제안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파국으로 치닫는 대립 대신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생존 위기 극복이라는 대의를 위해 학교 구성원 모두가 참여하는 협의체를 꾸리고 발전적인 해법을 모색하자는 취지다.
21일 창원대에 따르면 박 총장은 지난 18일 학내 인송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서로를 향한 비난과 갈등이 아니라 대학의 미래를 위한 진지한 토론과 해법 찾기”라며 “총장으로서 어떤 토론도 피하지 않고 비판도 경청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박 총장이 거듭 강조한 것은 지방 국립대의 뼈아픈 현실과 쇄신의 골든타임이다.
그는 “2030년대에 들어서면 지방 국립대는 학령인구 감소의 충격을 결코 피할 수 없고, 2031년이면 지방 사립대 대부분이 경영 위기에 빠진다”며 “대학이 뼈를 깎는 변화를 주도하지 못하면 지역사회에 부담으로 전락하고, 결국 지역사회로부터 철저히 외면 받게 될 것”이라고 강한 위기감을 드러냈다.
위기 대응의 해법으로는 △교육과정 개편과 조직 재구조화 △주변 국립대학과의 통합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과학기술원(KAIST 등) 체제와 같은 특별법 국립대학으로의 전환 등을 강력한 혁신안으로 제시했다.
특히 일각에서 제기된 ‘특정 학문 배제’ 우려에 대해서는 “종합국립대학의 정체성과 가치를 훼손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으며 이를 굳건히 지키면서 미래를 준비하자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박 총장은 그동안 추진 과정에서 불거진 ‘소통 부재’ 지적을 수긍하며 전향적인 대화 채널 구축을 약속했다.
그는 “앞으로는 교수, 직원, 학생, 총동창회, 지역사회 등 구성원 단체 모두가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하겠다”며 “관련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최소 3회 이상의 설명회와 설문조사, 숙의 토론을 거치는 등 수십 차례 회의 시간을 갖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박 총장의 적극적인 진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갈등의 불씨는 여전하다.
국립창원대 교수회는 박 총장의 기자회견 직후 낸 논평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기 전에 교수회와 대화의 자리를 먼저 마련하는 것이 순리였다”며 “갈등의 원인이 본인에게 있음에도 밖에서 핑계를 찾으며 불신의 골을 더 깊게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상처받은 학내 구성원들에게 사과부터 하고, 전향적인 변화의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앞서 교수회는 전체교수회 임시회를 통해 ‘총장 불신임 투표의 건’을 가결했다.
이날 표결에는 전체 교수 357명 중 위임 포함 222명이 참여해 현장 참석자 153명 중 133명(86.9%)의 찬성으로 통과됐다.
이들은 박 총장이 취임 후 구성원 동의 없는 과기원 전환 및 법인화 추진을 비롯해, 인사위원회 승인을 받은 명예교수 임명 거부, 사회과학대학 교수들이 선출한 학장 임명 거부, 특정 단과대학에 편중된 신임교수 정원 배정, 평의원회 의결을 무시한 단과대학 신설 등 독단적으로 운영해 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교수회는 22일부터 23일까지 이틀간 전체 전임교원을 대상으로 총장 불신임을 묻는 온라인 투표를 진행한다.
교수회의 총장 불신임 투표 결과가 총장 해임 등 직접적인 법적 효력을 갖지는 않지만 대내외에 학내 여론을 전달한다는 의미여서 박 총장의 ‘끝장 토론’ 제안이 갈등을 봉합하고 대학 혁신의 본궤도에 오르는 계기가 될지 지역사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