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한, 이른바 ‘브렉시트’ 10주년을 앞두고 수도 런던 도심에서 EU 재가입을 촉구하는 거리 행진이 열렸다.
20일(현지시간) 영국 방송 ITV와 로이터·AFP통신 보도에 따르면 경찰 추산 약 1500명은 이날 EU 깃발과 현수막을 들고 런던 템플역에서 웨스트민스터 의회 광장까지 행진했다. 이들은 금색 별이 그려진 EU 깃발을 흔들며 “우리의 별을 되돌리고 싶다”, “재가입” 등의 구호가 적힌 현수막과 팻말을 들었다. EU 깃발 색깔의 모자를 쓰거나 “유럽 시민”, “재결합”이라고 적힌 셔츠를 입은 시민도 있었다. 시위대는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EU 재가입은 물론 관세동맹·단일시장 복귀도 배제하고 있는 데 항의하고, 브렉시트 진영의 대표 인물이었던 나이절 패라지 영국개혁당 대표의 500만파운드(약 100억원) 기부금 미신고 의혹을 꼬집는 내용의 팻말도 들었다.
이번 행진 주최 측의 클레어 홀은 물가가 오르고 무역에 차질이 벌어지는 등 젊은 세대의 삶이 힘들어졌다며 “완전한 재가입을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영국은 2016년 6월23일 국민투표에서 탈퇴 51.9%, 잔류 48.1%로 EU 탈퇴를 결정했다. 브렉시트 찬성 진영은 당시 EU 회원국 출신 이민자 수를 독자적으로 제한하기 어렵다는 점을 핵심 쟁점으로 삼았다.
그러나 브렉시트 이후 영국은 정치·경제·사회적으로 적지 않은 혼란을 겪었다. 영국 싱크탱크 유럽개혁센터는 보고서를 통해 브렉시트 이후 EU국 출신 노동자 수가 78만명가량 줄었지만 비EU 출신 노동자는 99만명이 늘어나면서 전체 외국인 노동자는 약 20만명이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또 영국은 EU 단일시장과 관세동맹에서 빠져나간 뒤 EU와의 상품 교역에서 통관 절차, 원산지 증명 등 비관세 장벽을 마주하게 됐다.
이 같은 여파 속에 영국에서는 EU와의 관계를 ‘재설정’하자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 다만 재가입 논의가 현실화하기는 쉽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영국 내부에서 브렉시트 논쟁이 재연되는 데 대한 피로감이 크고, EU로서도 영국의 복귀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