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최근 한국 경제 상황을 두고 ‘역대급 호황’이라며 “하반기가 되면 선호지역의 부동산 매수 심리도 다시 꿈틀거리기 시작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 실장이 “부동산 과세를 정상화해야 한다”며 보유세와 양도세 조정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부동산 세제 현실화 논의가 본격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국민의힘은 21일 “선거가 끝나자마자 ‘증세 본색’을 드러냈다”며 청와대를 향한 공세에 나섰다.
김용범 정책실장. 뉴시스
김 실장은 20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올해 한국 경제의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두 자릿수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며 “주가, 영업이익, 세수, 경상수지. 숫자들이 일제히 좋은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고 적었다.
김 실장은 하반기부터 기업의 성과급 지급과 임금 인상, 수출 대금 유입이 본격화되면 부동산 시장으로 자금이 흘러들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그는 “진짜 고비는 연말과 내년 초”라며 “과거를 돌아보면 이런 돈은 결국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들어가는 경향을 반복해왔다”고 짚었다.
이 같은 흐름을 두고 김 실장은 “보유세와 양도세를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것은 필요하고 옳은 방향”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그것만으로 충분할까. 이번에는 빚을 내는 사람들이 아니라 현금을 가진 사람들이 움직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며 “세금을 내고도 남는 장사라는 확신이 생기면 어지간한 규제로는 역부족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또 향후 금리가 오를 경우를 두고 “호황을 체감하지 못한 자영업자와 취약 차주, 변동금리 대출자들이 먼저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며 “호황의 과실은 위로 향하고, 긴축의 고통은 아래로 향한다. 이것이 가장 불편한 그림”이라고 적었다.
김 실장은 “반도체가 벌어온 국부가 부동산 불로소득으로 흡수되고 성장의 과실이 소수에게만 집중된다면 이번 호황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며 “반대로 재정 여력과 기업 이익을 청년과 취약계층, 미래 산업으로 연결할 수 있다면 이번 호황은 한국 경제가 오랫동안 벗어나지 못했던 저성장의 터널을 빠져나오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역대급 호황은 그에 걸맞은 상상력과 그 상상력을 현실로 옮길 수 있는 실행력을 함께 요구한다”고 역설했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교묘한 말장난으로 포장했을 뿐 본질은 국민의 지갑을 겨눈 증세 예고편일 뿐”이라며 “김 실장은 당장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그간의 정책 실패와 오만한 발언에 책임을 지며 즉각 사퇴하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