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청와대 수석비서관급 참모진 가운데 절반가량을 교체하는 인사를 단행하며 ‘2기 청와대’ 진용을 재정비하고 본격적인 임기 2년 차 성과 창출에 착수했다. 대국민 소통을 총괄하는 홍보소통수석부터 하반기 최대 이슈가 될 검찰개혁 후속 작업을 마무리할 민정수석까지 교체하며 전열을 가다듬는 모습이다. 이 대통령이 직접 “대통령이, 당이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이 늘어난 것”이라고 언급할 정도로 민심 이반 기류가 가시화한 상황에서 인사 개편 카드로 분위기 쇄신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에 교체된 홍보소통수석·민정수석·사회수석과 국가안보실 1·3차장 등 5명에 추후 발표 예정인 AI미래기획수석을 포함하면 총 12명의 청와대 수석급 참모(수석 8명, 수석급 안보실 차장 3명, 수석급 재정기획보좌관 1명) 중 6명이 새 인물로 바뀌게 된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도 브리핑에서 “중폭 이상의 인사 개편”이라고 언급할 정도로 상당수 참모진 교체가 이뤄지는 셈이다.
이번 인사에는 ‘속도감 있는 국정 비전 구현’이라는 목적과 함께 청와대 분위기 쇄신 의도도 담겼다. 강 실장은 “(이번 인사는) 좀 더 개혁하고, 좀 더 우리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데 게을리하지 않겠다는 저희들의 의지의 표명도 담겨 있다”고 했다.
이는 6·3 지방선거 결과와 최근 국정 지지율 하락 추이에 대한 이 대통령의 진단과도 맞닿아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9일 청와대 브리핑에서 “국민 평가를 엄중히 받아들여야 한다”며 “최대한 빨리 이 상황을 정리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인사 개편을 통해 국면 반전을 꾀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해석 가능한 대목이다.
이번 참모진 개편에서 우선 눈에 띄는 건 홍보수석과 민정수석이 나란히 교체된 것이다. 대국민 홍보 기능을 총괄하는 홍보수석과 민심 동향을 살피는 민정수석을 새 인물로 바꿔 민심에 더 기민하게 대응하겠다는 의중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강 실장은 “기존 홍보·민정수석 두 분이 뭘 잘못했다거나 그런 건 아니다”라면서도 “집권 2년 차를 맞이해서는 좀 더 활발한 소통 능력, 그리고 좀 더 넓은 소통 능력이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게 됐다”고 언급했다.
또 주요 개혁 과제를 다루는 수석들을 교체해 분위기 전환도 꾀한 것으로 보인다. 한찬식 신임 민정수석은 앞으로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의 안착과 형사소송법 개정 등의 후속 작업을 담당하게 된다. 강건작 신임 국가안보실 1차장 역시 자주국방 역량 강화를 위한 군 구조개혁 등에 관여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보완수사권 존치 여부 등을 두고 당정 간 견해차가 여전한 상황에서 ‘정통 검사’ 출신인 한 수석을 향한 여권 내 반응이 어떨지는 미지수다. 강 실장은 한 수석에 대해 “국정 2년 차 공직사회의 책임성을 강화하고, 중수청과 공소청 신설 등 검찰개혁을 차질 없이 완수할 것”이라고 했다.
약사이자 노동운동가 출신인 김경자 신임 사회수석이 선임된 것은 ‘현장 밀착형’으로 산업재해 근절 및 노동개혁 등 정책을 지속 추진하겠다는 의미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송기호 청와대 경제안보비서관을 국가안보실 3차장으로 승진 발탁한 것은 급변하는 국제질서 속 외교와 안보, 경제가 서로 영향을 주는 현실에 더 긴밀하게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이번 인사에서 재정기획보좌관·경제성장수석 등 주요 경제라인은 바뀌지 않았는데, 지난 1년간의 경제정책 기조를 지속·유지해 성과를 이끌어내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이날 발표된 남재헌 신임 해양수산부 차관 인선에 이어 내각 인사 교체 흐름도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일부 장차관의 교체는 이미 예고된 상태다. 이 대통령은 지난 19일 브리핑에서 개각 관련 질문에 “어느 범위에서 어떤 부처를 할지는 아직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면서도 “하기는 해야겠다. 총리로 새로 지명해서 지금 청문회 중인 분이 총리로 업무를 시작하면 그때 (장관 제청) 절차가 가능하게 되겠다”고 언급했다. 한성숙 국무총리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는 25∼26일 개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