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협상 자체를 반대해왔던 이란의 강경파 의원이 국영 방송에서 대미 협상단이 최고지도자의 지침을 어겼다고 주장하던 도중 발언이 중단됐다.
이란 의회 국가안보·외교정책 위원회 부위원장이기도 한 마무드 나바비안 의원은 21일(현지시간) 이란 국영방송에 출연,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비밀 서한을 봤다면서 협상단이 권한을 남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보상금 지급에 동의할 때만 호르무즈해협을 재개하라는 최고지도자의 지침을 무시하고 미국에 조건을 양보하며 협상을 밀고 나갔다는 것이다.
이날 스위스에서 미·이란 협상이 시작된 가운데 나바비안 의원이 이 같은 강경한 주장을 계속하자 진행자는 “말씀 감사합니다. 계속 시청해 주세요”라며 말을 끊고 인터뷰를 중단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검열로 인해 인터뷰가 중단된 지 한 시간 만에 이 인터뷰가 아카이브에서 삭제됐고 방송국 한 고위 관리가 사임했다”며 나바비안 의원이 기소되거나 의원직을 상실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그가 인터뷰에서 주장한 내용은 이란 내 반미 강경파의 입장과 같다. 미국과의 협상을 놓고 이란 내에서 이견이 있는 건 사실로 보인다.
이란 통치 체제의 정점인 아야톨라 하메네이마저 최근 이란 대통령에게 보낸 서신에서 협상 결과에 대해 대통령과 견해가 다르지만 특정 조건하에 대통령의 판단에위임했다고 밝히기도 했을 만큼 급변하는 상황에 따라 이란 지도부에서도 의견이 갈렸다. 따라서 나바비안 의원이 ‘폭로’한 비밀 서한도 아야톨라 하메네이의 여러 서한 중 전후 맥락을 생략한 일부이거나, 최신판이 아닐 가능성이 제기된다.
가디언은 “이번 사건(인터뷰)은 정부 최고위층 내 갈등을 실시간으로 드러냈을 뿐 아니라 최고지도자가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더 직접 협상에 관여해왔다는 점을 방증한다”고 해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