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보베르데를 아시나요’ 존재감 스스로 입증해 내는 아프리카 소국…우루과이와 난타전 끝 2-2 무승부 [월드컵]

인구 50만명의 아프리카 섬나라 카보베르데는 2026 북중미 월드컵에 나선 48개국 중 가장 생소한 이름으로 꼽힌다. 이런 ‘낯섦’ 때문에 억울한 오해도 받곤 한다. 월드컵 출전권이 48개로 대폭 확대되며 행운의 북중미행 티켓을 얻어낸 팀으로 간주되곤 해온 것이다. 그러나, 카보베르데는 아프리카 지역예선에서 ‘죽음의 조’로 꼽혔던 D조에서 아프리카 대륙 최다 월드컵 출전국인 카메룬을 밀어내고 당당히 조 1위로 대회에 나섰다. 끊임없이 발전하는 아프리카 축구의 수준을 고려하면 ‘다크호스’로 불려도 부족하지 않은 팀이다. 축구팬들이 그 사실을 모를 뿐이다.

카보베르데의 엘리우 바렐라(오른쪽)가 미 플로리다주 마이애미가든스의 마이애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 우루과이와 경기 후반 16분 동점 골을 넣고 동료와 환호하고 있다. 양 팀은 2-2로 비겨 우루과이가 조 2위에, 카보베르데가 3위에 자리했다. AP연합뉴스

이런 카보베르데가 실력으로 또 한번 축구팬들에 조국의 이름을 각인시켰다. 카보베르데는 22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마이애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에서 우루과이와 난타전 끝에 2-2로 비겼다. 지난 16일 스페인과 1차전에서 골키퍼 보지냐(40·차베스)의 선방을 앞세워 0-0으로 비겨 승점을 따냈던 카보베르데는 이번에는 남미 강호 우루과이를 상대로 한치도 밀리지 않는 경기력을 선보였다. 

 

심지어 선제골까지 따내며 전세계를 놀라게 했다. 전반 21분 문전 중앙에서 얻은 프리킥 기회에서 케빈 피나(29·크라스노다르)가 기습적인 중거리 슈팅으로 자국의 월드컵 역사 첫 골을 터뜨렸다.

 

다만, 전반 막판 월드컵 첫 출전의 경험부족을 노출하며 역전을 허용했다. 전반 44분 측면에서 날아온 크로스 헤딩슛이 골대를 맞고 혼전이 벌어지는 중 막시밀리아노 아라우호(26·스포르팅)에게 다이빙 헤딩슛으로 추격골을 내줬다. 이어 전반 추가시간 종료 직전에는 아라우호가 머리로 살짝 떨궈놓은 공을 아구스틴 카노비오(28·플루미넨시)가 해결하며 2-1로 경기가 뒤집혔다. 카보베르데 미드필더 텔모 아르칸주(25·비토리아)가 부상으로 그라운드에서 치료를 받으며 어수선한 상황이 이어지는 중 실점이 나왔다.

 

이대로 돌풍이 잦아드는 듯 했지만, 카보베르데 선수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한점 뒤진 상황에서 재개된 후반전에서도 특유의 빠르고 저돌적인 축구를 이어가더니 기어이 동점골을 따냈다. 후반 16분 우루과이 측면 수비수 기예르모 바렐라(33·플라멩구)가 치명적인 백패스 미스를 범했고, 골키퍼 페르난도 무슬렐라(40·에스투디안테스)까지 골문을 비우고 뛰쳐나오자 엘리우 바렐라(24·마카비 텔아비브)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침착하게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동점 골 이후에도 경기 주도권은 카보베르데가 쥐었다. 후반 18분 자미루 몬테이루(33·즈볼러)가 날린 중거리 슈팅은 크로스바를 살짝 넘어갔고, 후반 31분에는 중앙수비수 피코 로피스(34·샴록)가 시도한 헤더가 아깝게 골대를 빗나가기도 했다. 끝내 역전까지 만들어내지는 못했지만 축구팬들의 머릿속에 카보베르데의 기억시키기에 충분한 활약이었다.

 

또 한번의 무승부로 승점 2(2무·2득점)가 된 카보베르데는 우루과이(승점 2·3득점)에 이어 H조 3위에 자리했다. 27일 열리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조별리그 최종전에서도 승점을 따내면 조별예선 통과까지 노릴수 있다. 스페인에 0-4로 대패한 사우디보다 경기력에서 앞선 모습을 보여준터라 최강 스페인과 3차전을 치러야하는 우루과이보다도 오히려 더 32강 진출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