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대형 유통그룹 고용 증가 이끌었다…지방 물류투자가 견인

쿠팡이 지방 물류센터를 잇달아 늘리면서 국내 대형 유통그룹 가운데 두드러진 고용 증가세를 보였다.

 

뉴시스

22일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의 대기업집단 고용 변동 분석에 따르면 쿠팡의 물류 자회사 쿠팡풀필먼트서비스 직원은 2024년 말 7만8159명에서 지난해 말 8만3676명으로 5517명 늘었다.

 

삼성전자에 이어 국내 대기업집단 소속 개별 기업 가운데 두 번째로 많은 고용 규모다. 쿠팡과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에서도 직원 수가 늘면서 쿠팡그룹 전체 고용은 처음으로 1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쿠팡의 고용 증가를 이끈 것은 전국 물류망 확장이다. 쿠팡은 2024년부터 올해까지 3년간 3조원 이상을 들여 풀필먼트센터와 배송 거점, 자동화 설비를 확충하고 있다. 부산과 광주, 대전, 울산, 김천, 제천 등 전국 9개 지역에 물류시설을 추가해 1만명 이상을 직접 고용한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이 투자로 생기는 일자리 10개 가운데 8개가 서울 이외 지역에 들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수도권에 몰렸던 물류 일자리가 충청·호남·영남 지역으로 퍼지는 구조다.

 

실제 지역별 물류 투자가 채용으로 이어지고 있다. 쿠팡은 2024년 10월 2000억원 이상을 투입한 광주첨단물류센터를 열고 지역 주민을 중심으로 2000여명을 직접 고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충북 진천에는 200억원을 들여 중간 물류시설인 서브허브를 구축하고 400명 이상을 채용하기로 했다. 지난해에는 대구 수성알파시티에 618억원을 투자해 스마트물류센터를 짓고 800여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단순히 물류 현장 인력만 늘어난 것은 아니다. 신규 센터에 인공지능 기반 수요 예측과 상품 분류·운반 자동화 설비가 들어가면서 시설 관리와 설비 운영, 안전, 기술 분야의 채용 수요도 함께 커지고 있다.

 

다만 쿠팡의 경영 여건은 녹록지 않다. 지난해 말 발생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의 여파로 올해 1분기 2억4200만달러, 약 354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고객 보상용 구매이용권과 수요 변화에 따른 물류망 비효율 등이 수익성을 끌어내렸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이달 쿠팡에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책임을 물어 과징금 6246억8100만원과 과태료 1680만원을 부과했다. 쿠팡은 처분에 유감을 나타내며 법적 절차를 통해 사실관계를 다투겠다는 입장이다.

 

고용 규모가 빠르게 커진 만큼 일자리의 질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쿠팡 물류 현장에는 정규직뿐 아니라 기간제·단시간 근로자가 상당수 포함돼 있어 전체 인원 증가만으로 고용 안정성이 높아졌다고 단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생산·본사 기능이 수도권에 집중되는 상황에서 대규모 물류시설을 지방에 세우고 지역 주민을 직접 채용하는 흐름은 주목할 만하다”며 “향후 계획된 센터들이 예정대로 문을 열고 채용이 이뤄지는지가 쿠팡의 지역 고용 확대를 평가할 기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