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에서 일본 축구팬들의 경기장 청소 문화가 또다시 해외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일본 내부에서는 비판이 제기되며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영국 BBC는 최근 일본 서포터들이 경기 종료 후 관중석에 남아 쓰레기를 수거하는 모습이 국제사회에서 찬사를 받고 있지만, 정작 일본 내에서는 이를 곱지 않게 바라보는 시선도 적지 않다고 보도했다.
일본 팬들의 경기장 청소는 오래 전부터 이어져 온 문화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당시 처음 국제적인 관심을 받은 뒤 월드컵과 올림픽,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등 주요 국제대회마다 화제가 됐다. 이번 북중미 월드컵에서도 일본 팬들은 경기 후 파란색 비닐봉지를 들고 자신들이 앉았던 자리뿐 아니라 주변에 버려진 쓰레기까지 수거했다.
그러나 일본 내 반응은 과거와 달랐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좋은 행동인 것은 맞지만 왜 매번 해외의 칭찬을 받아야 하느냐”, “당연한 일을 과도하게 미담으로 소비한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해외에서 ‘예의 바른 일본인’이라는 평가를 받을 때마다 일본 언론이 이를 대대적으로 소개하고, 국민들이 다시 그 평가를 소비하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경기장에서 쓰레기를 줍는 일본 남성과 집에서 설거지하는 아내, 소파에 앉아 휴대전화를 보는 남편을 대비시킨 이미지가 온라인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해당 이미지에는 “집에서도 해달라”, “일본 남성들은 세계에서 가장 집안일을 적게 하는 집단 중 하나”라는 문구가 담겼다.
이는 일본 사회의 고질적인 성별 가사 분담 문제와 맞물려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일본 남성의 하루 평균 무급 가사노동 시간은 주요 선진국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다. 반면 여성은 남성보다 수배 많은 시간을 가사와 돌봄 노동에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일본 팬들의 행동 자체를 비난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한 일본 누리꾼은 “그게 왜 부끄러운 일이냐”며 “해외에서 일본인이 쓰레기를 버리고 다닌다는 소식보다 훨씬 낫다”고 반박했다.
BBC는 “일본 사회가 경기장 청소 문화와 가사노동 분담 문제를 별개의 사안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의견도 존재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