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스 “美·이란, 큰 진전… 최종 합의 토대 마련”

첫 고위급 회담 18시간 만에 종료

호르무즈·레바논 갈등관리 쟁점
충돌 재점화 땐 核의제 밀릴 수도

네타냐후 “이란 핵무기 용납 안 돼”
레바논 대통령, 美 밴스 등과 통화

미국과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MOU) 이행을 논의하기 위해 가진 첫 고위급 회담은 한때 파행 위기로 치달았지만, 카타르와 파키스탄의 중재로 일단 마무리됐다. 향후 이스라엘·레바논 충돌 재개 가능성과 호르무즈해협 상황을 어떻게 관리해 나가느냐가 협상 동력을 이어나가는 데 핵심일 것으로 전망된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왼쪽), J D 밴스 미국 부통령. AP연합뉴스

21일(현지시간) 스위스 뷔르겐슈토크에서 시작돼 자정을 넘겨 진행된 실무회담 뒤 중재국인 카타르와 파키스탄은 공동성명을 내고 MOU 이행을 위한 고위급 위원회 설치, 미국·이스라엘과 레바논 간 갈등 완화 기구 설치 합의 소식을 전했다. 이들은 “회담은 긍정적이고 건설적인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며 “향후 기술적 회담을 위한 메커니즘 구축을 포함해 고무적인 진전이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도 이날 협상에 대해 “미국과 이란이 최종 합의에 이르기 위한 훌륭한 토대를 마련했다”며 “약간의 협박과 불평이 있었지만 결국 회담은 계속되었고 우리는 큰 진전을 이루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이 친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를 막지 않으면 이란을 강력하게 공습하겠다고 위협하면서 협상은 시작 80여분 만에 파행 위기를 겪기도 했다. 이에 이란 대표단이 반발해 협상장을 떠났으나 중재국들의 관여로 협상이 이어졌다.

 

앞으로 이스라엘과 레바논 간 긴장과 호르무즈해협 통항을 둘러싼 충돌을 관리하는 것이 협상 진행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밴스 대통령은 이날 “양국은 ‘협력 메커니즘’을 구축하기로 했다”며 “첫번째 매커니즘은 호르무즈해협의 지뢰 제거를 조율하는 것이고, 두번째 메커니즘은 레바논 휴전 감시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도 엑스(X)에 ‘첫번째 실전 테스트:레바논 갈등완화 기구’라고 적었다. 조셉 아운 레바논 대통령은 공동성명 발표 후 밴스 부통령과 모하메드 빈 압둘라흐만 알 타니 카타르 총리 등과 전화로 ‘분쟁 완화 기구’에 대해 논의했다.

 

다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어떤 외교적 상황에도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절대 용납하지 않고, 필요한 기간 레바논 남부의 보안 구역에도 계속 주둔할 것”이라는 단호한 입장이라 변수가 될 수 있다.

“이란 신정 반대”… 이란계 미국인들, 월드컵 경기장 앞 시위 2026 북중미 월드컵 G조 벨기에와 이란의 경기가 열린 2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잉글우드 로스앤젤레스 스타디움 앞에서 이란계 미국인들이 반정부 시위를 벌이고 있다. 현 이란 이슬람공화국 체제를 반대하는 이들은 이란 혁명 이전 왕정 시절의 ‘사자와 태양’ 국기를 흔들며 반정부 시위대 처형 중단을 촉구했다. 잉글우드=로이터연합뉴스

이란 핵문제는 첫날부터 주요하게 논의되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이란과 IAEA 핵사찰단 이란 복귀했다고 밝혔으나 이란 측은 핵과 관련해 언급하지 않았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핵문제와 관련해 아주 짧은 논의가 이뤄져 협상이 개시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며 “미국이 핵문제에 관한 입장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이란이 레바논 문제나 제재 해제의 미이행 등을 빌미로 협상을 파국으로 이끌면 비핵화 논의는 계속 밀릴 가능성이 있다.